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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ize | 글/oTaku

[일드] 마지막 한 음까지... - 노다메 칸타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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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꽃보다 남자', '꽃보다 남자 2 리턴즈', '라이어 게임', '걸서클', '갈릴레오', '하늘에서 내리는 1억개의 별', '코드 블루', '유성의 인연', '단 하나의 사랑', '호타루의 빛', '야마다 타로 이야기', '라스트 프렌즈', '퍼즐', '블러디 먼데이'에 이어 본  일본 드라마가 '노다메 칸타빌레'와 '노다메 칸타빌레 인 유럽'이다. 만화책으로도 이미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대한민국에 클래식 열풍을 몰고왔던 '베토벤 바이러스'와 비교되며 이래 저래 상당한 유명세를 탄 작품이다. 하지만 클래식이라는 공통 분모를 제하면 베토벤바이러스와 굳이 비교해 가며 확인할 필요까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런 드라마를 통해 어쨌든 과거 일본은 당시 우리나라에 비해 드라마에 대한 창작의 범위가 넓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노다메 칸타빌레(のだめカンタービレ)'는 치아키 신이치와 노다 메구미라는 투톱 형태의 이야기 구조를 끌고 진행된다. 뭔가 화자에 가까워서 실질적인 리딩을 담당하는 치아키와 타이틀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블라인드 히어로 스타일의 노다(노다메)가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 그리고 상당히 심각하고 진지한 주제에 대해 조금도 심각하지 않고 진지하지 않은 분위기를 주로 유지하는 형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래도 유성의 인연에 비하면 심한 정도의 반전적 진행 흐름은 아니다.

비주얼적으로 가장 인상 깊게 등장하는 건 역시 남자 주인공 치아키 신이치 역을 맡은 타마키 히로시이다. 그렇게 매력적으로 잘 생겼는가라는 질문에는 뭐라 답하기가 힘들지만 훤칠한 비주얼과 개그스럽다가 진지한 역의 줄타기를 하는 모습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인상 깊은게 역시 노다메 역의 우에노 쥬리였던 것 같다. 멍청해보이고, 바보스럽고, 뭔가 나사가 몇개 일탈한 듯하지만 천재적인 피아니스트의 엉뚱한 모습을 참 자연스럽고 재밌게 연기한 거 같다. 라스트 프렌즈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루카의 이미지는 전혀 유추할 수 없었고(물론 라스트 프렌즈가 더 후속 작품이므로 반대로 생각하는 게 맞겠지만), 무엇을 위해 피아노를 치는가의 트라우마에서 방황하는 모습은 성정체성에서 혼란을 겪던 것과는 또 다른 색깔의 연기를 해줬다고 본다. 또한 치아키의 지휘 자체가 감정에 치우쳐서 '진짜 지휘' 같다는 느낌이 별로 안드는 반면 노다메의 연주는 '진짜 연주'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물론 지휘도 바스트 샷으로 짤라서 얼굴만 보여줬으면 다를 수 있겠지만 말이다.

무엇보다도 음악을 들으면서 울 수 있는 감성의 표현은 참으로 탁월했던 것 같다. 그것은 단지 우에노 쥬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타마키 히로시를 비롯해서 주요 배역으로 등장했던 모든 배우들에게서 비슷하게 느껴진 감정이었다. 음악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릴만큼 집중한 적이 있었던가? 두 주인공이 한 스텝씩 나아가는 발전의 근거가 되는 각종 피아노 곡들과 교향곡들의 배경이나 이야기들은 나 또한 모두 알고 있는 것이었고, 클래식을 조금이라도 들었던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렇지.." 라고 생각할만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표현이랄까... 나는 지금까지 그런 것들을 얼마나 표현했고, 그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공감했을까? 더 많은 사람들이 즐거울 수 있도록 음악을 하겠다는 노다 메구미의 말은 음악이 즐겁지 않은 나에게는 부러운 쇼크였다.

아! 그리고... 라이어 게임과 블러디 먼데이 등에서 얼음같이 차갑고 이지적인 역할을 했던 키치세 미치코의 어이없는 역할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노란 금발에 초록색 렌즈를 끼고 한 외국인 역할은 정말 가발 쓴 채연을 보는 것 같았다.

주인공들이 가능성을 벗어나 완벽히 존재감을 펼쳐내는 '노다메 칸타빌레 인 유럽'의 마지막 장면이 결국 드라마의 숭고한 라스트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역시 가장 인상깊은 공연은 S 오케스트라의 공연과 RS 오케스트라의 크리스마스 공연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끝끝내 치아키가 지휘하고 노다메가 연주하는 피아노 콘체르토가 등장하지 않았던 아쉬움의 여운도 좋았다.  또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의 종국에서 단 한번도 삶의 기쁨으로 전개되는 반전을 연주해보지 못했던 나에게는 연탄으로 연주하는 두 주인공의 라흐마니노프도 인상적이었다.


 

 

"最後の一音ま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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