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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ize | 글/iNside sports

"나 떨고 있니?" 프로야구선수협 비리유착 근절 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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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가 법률자문위원단의 구성을 천명했다. 초상권 비리 의혹으로 전 사무총장이 법정기소되고 현 회장까지 법원에 출두하는 얼룩진 과거를 끊고, 환골탈태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 것이다.

법적인 사안에 밝지 못한 선수들의 한계를 극복하고, 현재에 벌어진 위법, 혹은 탈법적인 사항들을 일신하기 위한 조치로 새롭게 선임된 회장과 사무총장의 강력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지 법률자문위원단을 구성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당연하겠지만 이번 조치는 시작일 뿐이다.

사실 시즌이 시작되면 회장은 선수협의 사안들에 대해 신경을 쓰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현재 선수협의 업무를 일괄적으로 진행하는 인물은 사무총장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특별히 운영과 관련해 조언이나 입안을 해줄 수 있는 이들이 존재하지 않는 사항이다보니 업무의 결재구조도 매우 획일적이고 열약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전 총장의 비리 연루같은 사안이 벌어지는 토대가 조성되었던 것이다. 법률자문위원단은 이러한 문제가 발발하지 않도록 충분한 역할을 해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애초에 합리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것이다. 선수협은 이번에 처음으로 선수출신인 박충식을 사무총장으로 추대했다. 여러 장점이 있는 인물의 추천이었겠지만 실무적인 부분과 관련해서 행정적인 분야에서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회장은 시즌 중에 경기에 집중해야 하고, 현재의 선수협 직원들은 이미 지난 사무총장의 비리 연루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결국 그렇다면 법률자문위원단과 같은 형태의 운영자문위원단도 필요할 것이다. 사회법인의 운영과 행정능력이 있는 인사들, 그리고 야구에 관심이 많은 전문가 집단이 이에 동참한다면 훨씬 더 가치있고 올바른 방향의 운영 방법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고, 선수협이 추진하는 여러가지 사업에 대해 논란과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충분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선 선수들의 관심이다. 선수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만들어져서 이제는 억대의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단체로 성장한 것이 선수협인데 선수들 스스로가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당연히 선수협 내부에는 비리와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돈이 오가고 법적인 권리 여부에 논쟁이 붙으면서 선수협의 선수 초상권 사안은 순수한 스포츠의 문제가 아닌 복잡하고 지저분한 진흙탕싸움으로 진행되는 분위기다. 진행되고 있는 법정에는 얼굴 한 번 비추지 않은 이들이 배후에서 대화를 진행하며 자신들의 입김을 넣어 단체를 좌지우지하려는 모습까지 보여진다. 그것이 선수협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 생각해서 하는 행동이던, 개인을 위한 행동이던 옳지 못한 모습이라는 건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법적인 판단이 나오지 않은 현재의 비리 사건에 대해 섣불리 단정을 지을 수는 없지만, 사건을 취재한 기자로서 할 수 있는 말은 관심이 있다면 뒤에서 떠들지말고, 법정에 당당히 참관하고 진행사항을 주시하라는 것이다 뿐이다. 그렇다면 선수들 스스로도 이 사안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갖고 어떤 생각을 해야하는 지 너무나 명백하게 결론을 가실 수 있을 것이다.

선수협은 박재홍 신임회장을 총회에서 선출했고 대의원들이 만장일치로 사무총장을 권한대행으로 추대했다. 이제는 정식 임기를 앞두고 있는 이들에게 충분한 힘을 실어줘야 한다. 이들은 이번 선수협의 초상권 비리에 관해 엄정하게 대응하고 문제를 발본색원해서 다시는 이러한 사안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그래서 다소의 출혈이 있더라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썩은 부위를 도려내려는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에 대해 제대로 된 힘을 실어주지는 못하고 여기 저기서 잡음만 더 일고 있다. 사안을 슬며시 덮어두고 구렁이 담 넘 듯 넘어가면 되는 문제가 아니다. 당장 선수들의 권익이 걸려 있는 부분이다. 책임의식을 갖고 이 사안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후에 자신들의 권익이 불합리하게 침탈당하고 어이없는 상황에 처해진다 해도 선수들은 아무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바로 자신들이 초래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총회에서 선출한 회장이고, 임시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추대한 사무총장이다. 제대로 임기와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뒷말이 무성하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의심스럽게 복잡한 뒷사정이 있다는 말이겠는가? 수십억이 오간 사안이 법정에서 심각하게 논의가 되고 있지만 자신들의 권리가 도매급으로 처리된 부분에 대해 선수들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돈을 주고 받았다고 기소된 이는 오히려 떳떳하다.

 

법정에서 공개된 녹취록에 의하면 한 대형 포털사가 그 배후에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선수 초상권과 관련해 포털사와 게임 업체까지 연루의 의혹을 받았고, 이에 대한 검사와 변호사의 서슬 퍼런 질의가 오갔다. 선수협과 초상권에 관련된 부분을 직접 진두지휘했던 포털사의 대표는 이미 퇴사가 확정되었다. 이러한 배경에 대해 일선의 선수들은 얼마나 올바르게 인식을 하고 있을까?

투명하고 공정한 선수협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고 제 살을 잘라내는 아픔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음을 직시하고,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는 데 선수들이 온 힘을 기울이기를 기대한다. 지금 실패하면 앞으로도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사진 : 뉴시스

문화저널21 / 2011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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