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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ize | 글/iNside sports

수도 서울의 스포츠. 꽁꽁 얼어버린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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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천만의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스포츠 구단의 연고지로서는 최고의 시장이다. 때문에 야구에서도, 축구에서도 기존의 팀이 서울의 연고권을 획득하기 위한 과정에서는 항상 구설이 있었고, 치열한 싸움이 존재했다. 서울로 연고를 이전하는 팀들은 기존 팬들의 엄청난 비난에 시달렸지만, 그것을 감수하고 서울행을 강행할만큼 서울의 인지도와 시장성은 막강했다.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잡은 수도 서울을 연고지로 하는 팀들은 그동안 대체적으로 최고는 아니더라도 준수한 성적을 유지하며 자존심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올해 2011년은 얘기가 다르다.

우선 야구에서 서울팀들이 모두 죽을 쒔다. 포스트시즌 단골 손님이었던 두산이 4강에 진입하지 못했고, 매년 올해만은 다르다고 외치던 LG는 암흑기를 1년 더 연장했다. 히어로즈는 성적을 기대하기에는 아직까지 부족함이 있다.

프로 8개구단 중 절반인 4개 팀이 진출하는 포스트 시즌에 서울을 연고로 하는 3팀이 모두 탈락했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팀이 단 한 팀도 4강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은 산술적으로 매우 낮다. 그러나 이 근소한 확률이 올해 프로야구에서 일어난 것이다.

그나마 축구는 좀 나은 편이다. 시즌 초반 어려운 시기를 겪었던 FC서울은 최용수 감독이 감독 대행을 맡은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시즌을 3위로 마감했다. 그러나 6강 플레이오프에서 울산발 돌풍에 힘 한 번 제대로 못써보고 한 경기만에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데에 의의를 둘 순 있지만, 막강 공격진을 이끌고있던 디펜딩 챔피언임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야구의 비극이 고스란히 이어진 종목은 농구다. 농구에서 서울을 연고로 하고 있는 서울 SK와 서울 삼성의 현재 상황은 안타깝기만하다. 알렉산더 존슨이라는 최고 용병과 신인 김선형의 돌풍으로 초반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듯 했던 SK는 존슨이 부상으로 쓰러지며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포스트시즌 진출인 6위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SK가 맞이한 6강 수성의 험난함은 서울 삼성의 처지에 비하면 행복한 고민이다. 경기때마다 연패의 신기록을 세워가고 있는 삼성은 15일 LG에게 완패하며 1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특별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데다가 매경기 시종 긴장감 없는 질 경기를 한다는 안타까운 일관성이 유지되고 있다. 게다가 안방에서는 전패다. 삼성은 탈꼴찌조차 현실적으로 난망한 입장이다.

배구에서는 서울 연고의 우리캐피탈이 매각에 실패하며 한국배구연맹에서 관리하는 드림식스로 팀명을 바꿔 어렵게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자금난에 봉착해 제대로 된 외국인선수를 영입하지 못하는 등 난관에 부딪혀 5위라는 성적에 오히려 감사를 해야 할 지경.

야구와 축구는 이미 올 시즌이 끝났지만 농구와 배구는 아직 진행중이다. 서울팀들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 도약을 할 시간은 충분하다. 하지만 후반기에 어떤 반전이 일어나던 보름밖에 남지 않은 2011년은 서울을 연고로 한 각 구단들에게 결코 유쾌하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문화저널21 / 2011년 1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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