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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ize | 글/iNside sports

[WKBL] 최윤아 감독의 시즌 2, 키워드는 '이기는 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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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던 팀 신한은행에 감독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던 최윤아 감독의 첫 시즌은 시련 속에 마무리됐다. 부임 당시부터 순탄치 않은 싸움이 될 것임은 예상했다. 최윤아 감독은 2025-2026시즌을 앞두고 신한은행의 전력을 스스로 '1약'이라고 짚었다. 직전 시즌 최하위를 차지했던 하나은행과 비교해도 특별히 앞서는 전력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전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성적 자체보다는 "악착같이 하는 농구를 보여주고 싶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객관적인 어려움 속에 보여주고 싶은 색깔을 천명한 첫 시즌. 하지만 경기를 이기고 싶지 않은 감독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최윤아 감독의 첫 시즌은 상당히 자존심 상하는 기록이 누적된 시즌이 되고 말았다. 2승 4패였던 2라운드 중반부터 내리 9연패를 당하면서 순위 싸움에서 밀려나기 시작했고, 부산 원정에서 가까스로 연패를 끊었지만 다시 6연패를 당하며 최하위에 머물고 말았다. 9승 21패. 6개 팀 중 유일하게 두 자릿 수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 마지막 라운드인 6라운드에 가서야 시즌 첫 연승이 나왔다. 6라운드를 4승 1패로 마치며 3연승도 달렸지만, 최하위가 결정된 이후라 이 또한 빛이 바랬다.

 

 

1.

이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지난 시즌 이 맘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전력 보강이 많이 된 신한은행은 다른 팀들에게도 경계의 대상이며 궁금함의 대상이기도 하다. 멤버 구성이 좋아졌다는 칭찬에 여전히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1약'을 말했던 지난 시즌과는 확실히 달랐다.

"지난 시즌을 돌아봤을 때, 후회되고, 내가 놓쳤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참 많이 있는데, 가장 먼저 이야기하자면, 개막 하기 전부터 '1약'이라고 말하고, '어렵다', '안될 것 같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시작이었던 거 같아요. 조금 불안한 부분이 있어도 내가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았던 것 같아요. 시즌을 치르면서는 단순하게 가야할 부분들을 그렇게 하지 못한 것 같고요. 조금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고, 그런 모습을 보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런 요구도 당연히 해야죠. 그런데 일단 먼저 해야할 부분이 그게 아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전력적인 열세가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난 몇년 간, 신한은행의 전력을 분석할 때 항상 '3가지가 없다'라는 점이 눈에 띄었다. ①에이스가 없고, ②리딩 가드가 없고, ③소위 '미친 선수'라고 부를 수 있는, 코트에서 경기력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 구역의 미친 X'이 없었다. 리딩 가드의 부재는 감독이 경기를 풀어가는 데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 그리고 에이스, '미친 선수'가 없다는 것은 WKBL에서 팀이 이기는 경기를 할 가능성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팀 스포츠에서는 상대의 특급 에이스를 우리 팀의 주력 선수 몇 명이 투철하고 처절한 협력과 희생으로 막아내는 모습이 연출된다. 이번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 여자농구 대표팀이 중국과의 경기에서 226cm의 거인 장쯔위를 상대로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미 수년째, WNBA에서는 S급 선수 1명이 A급 선수 여럿을 압도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S급 선수의 지배력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 '에이스 존재감'이 WKBL에서 특히 더 중요한 이유다.

게다가 경기에서 흐름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미친 선수'의 역할도 중요하다. 설령 '경기를 내주더라도 이 코트에서 곱게 물러날 마음이 없다'는 걸 플레이와 아우라로 보여주는 선수가 있고 없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미친 선수'라는 건, '정신 나간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아니다. 드라마 <가십걸>의 블레어 처럼 "I'm the crazy bitch around here"라고 자칭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WKBL을 대표하는 에이스, 혹은 S급 선수들은 대부분 이런 기질을 갖고 있다. 그런데 지난 시즌의 신한은행은 여전히 이런 공백을 깨지 못한 상황이었다.

 

 

2.

"올해도 가드 포지션은 고민이 많아요. 엄밀히 말하면 여전히 포인트 가드는 없다고 말해야 할 것 같아요."

선수 시절, 리그를 대표하는 포인트 가드였고, 국가대표로도 명성을 떨쳤던 최윤아 감독이 생각하는 '포인트 가드'에 대한 기준은 확실했다.

"가드는 일단 빨라야 해요. 볼을 몰고 상대 압박을 뚫는 건 기본이잖아요. 물론, 스타일에 따라 스피드는 떨어질 수 있어요. 하지만 프레스가 붙어도 볼을 갖고 나올 줄은 알아야 하고, 당연히 템포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해요. 볼을 몰고와서 내 공격과 팀 공격을 모두 볼 수 있어야 1번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 팀에도 그런 역할을 맡는 선수가 당연히 있겠지만, 명확하게 이 기준에 제대로 부합한다고 보기는 힘들어요. 현대 농구는 포지션의 개념이 예전처럼 구분되어 지지는 않지만, 적어도 볼을 몰고 경기를 풀어가는 1번이 이런 능력을 갖춰야 하는 건 기본이거든요."

하지만 리딩 가드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아 자체에 대한 어려움이 극복하지 못할 난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힘들지만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는 것. 팀에서 이 롤을 수행할 선수도 결정했고, 만약 문제가 생기더라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플랜 B도 올해에는 준비를 했다. 또한, 이런 고민이 신한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어떤 면에서는 부담을 덜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냉정하게 말해서 이 기준에 부합하는 가드 자체가 안타깝게도 지금은 리그에 많지 않아요. (허)예은(KB)이, (안)혜지(BNK) 말고는 없잖아요. 범위를 넓히면 박혜진(BNK) 까지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 이 부분에 우리가 열세인 것도 분명 맞지만, 해결책을 아예 마련하지 못할 거 같지는 않아요. 이게 또, 우리만의 고민은 아니라는 거고요."

3.

'에이스'와 '미친 선수'에 대한 지점은 작년과 확실히 다르다는 입장. 작년 이 맘 때, 최윤아 감독은 이 두 역할에 대해 "시즌을 치르며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하루(노구치 사쿠라)가 에이스죠. 그 역할을 해주리라고 생각해요. 지난 시즌, 아시아쿼터 상을 받은 이이지마 사키(하나은행) 선수가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갖고 있는 기량 면에서는 그보다 더 해 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시간은 필요할 거 같아요. 사키는 기량도 훌륭하지만, WKBL에서 두 시즌을 뛰면서 한국 농구에도 적응했고, 자기가 어떻게 농구를 해야하는 지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선수잖아요? 노구치 사쿠라는 그런 부분에서 적응하고 맞춰야 할 시간은 필요해요."

대학을 거치지 않고, 고교 졸업 후 바로 일본 W리그로 직행한 노구치 사쿠라는 샹송 V-매직과 아이신 윙스에서 8시즌 동안 활약했다. 지난 시즌에도 아이신의 주전으로 25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평균 30분 이상을 소화했다. 평균 6.6점 6.3리바운드 1.6어시스트. 

"작년 소속팀의 농구 스타일이 가드와 빅맨의 픽게임 의존도가 높더라고요. 발 맞추고 있다가 나오는 볼을 처리하거나, 리바운드 들어가는 역할로 한정되어 있더라고요.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조건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비시즌에 3X3 농구를 한 시간도 꽤 되기 때문에, 제가 요구하는 부분을 수행하면서 적응하는 것 까지 다 생각하면 분명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에이스 역할을 충분히 해내리라 생각해요. 특히 워크 에식이 좋거든요. 그런 마인드를 갖고 있는 선수는 분명히 해낸다고 생각해요."

"에이스 역할 뿐 아니라 '미친 선수'의 역할도 할 수 있는 선수에요. 기본적으로 순둥순둥해보여도, 뭐랄까. 한번 씩 눈이 돌아가는 순간이라고 해야 하나? 그럴 때가 있거든요. 코트에서 정말 '미친 선수'의 모습이 나오는 거죠. 아마 깜짝 놀라실 거에요. 그리고 꾸준하게 그런 모습을 보이면서 팀의 사기와 에너지를 올려주는 건 (김)지영이가 해 주는 시즌이 될 겁니다."

 

4.

신한은행은 아시아쿼터 선수 영입에서 상당한 효과를 거뒀고, 신입선수 선발회를 통해 재일교포인 가네다 마나를 전체 1순위로 품었다. WKBL 신인이지만 1998년 생이며, 이미 일본 W리그에서 6시즌을 뛴 가네다 마나는 '신인'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선수. 노구치 사쿠라보도다 3살이 많아, '신인'의 옷을 입은 중견 선수라 할 수 있다.

 

노구치 사쿠라만큼 일본에서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W리그 정규리그 경기만 100경기 이상을 뛴 경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즉시 전력감으로서의 가치만 따진다면, 최근 WKBL에 입단한 신인들 중 가장 높은 평가가 가능한 선수다. 신한은행은 가네다 마나가 화려하지 않지만 묵묵히 궂은 일을 해줄 수 있는 선수라고 봤는데, 영입 후 훈련 과정을 통해 외곽 슛 능력도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윤아 감독은 가네다 마나가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시즌을 거듭할 수록 확실한 성장이 나타날 선수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어쩌면 WKBL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3&D로 확고한 자리를 잡을 지도 모른다.

이러한 전력 상승 효과에 기존 국내 선수들의 시너지 효과가 함께 나타난다면 상당한 파괴력을 기대할 수 있다. 국가대표에 선발되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 복귀한 홍유순은 바로 팀 훈련에 합류한 상황.

"대표팀이 월드컵에, 아시안게임까지 소화하고 긴 일정이었기 때문에 선수들의 피로도가 분명 있겠지만, (홍)유순이는 나이도 어리고, 게임을 많이 뛴 선수는 아니라서 주축이었던 선수들이랑은 차이가 있어서 훈련에 합류시켰어요. 대표팀에 가서 성장한 게 확실히 보이는 것 같아요. 여유가 생긴 건 같아요. 대표팀에서 주력으로 활약한 건 아니지만,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국제대회 경험을 쌓으면서 한 단계 성장한 것 같아요."

"외부적인 전력 보강 외에 가시적으로 이번 시즌 성장세가 두드러졌으면 하는 선수들이 있다면 아무래도 포인트 가드를 맡는 선수들 쪽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지금 우리 팀의 약한 자리가 그쪽이라, 여기에서 성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팀의 주장인 신지현의 이름도 꺼냈다.

"그리고 신지(현)가 잘했으면 좋겠어요. 지난 몇 년간 많은 부침도 겪고 고생도 했잖아요? 본인이 정말 열심히 노력했거든요. 준비를 잘 했어요. 팀의 주장으로서 이번 비시즌에도 선수들을 잘 이끌고, 주장으로서도 리더십이나 여러 부분에서 정말 좋은 모습을 많이 보였어요. 부상 없이 시즌 준비도 착실하게 잘했고요. 다만, 일본 전지훈련 과정에서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지금 몸 상태가 조금 떨어져 있는데, 다시 컨디션이 올라오면, 좋았던 흐름을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본인이 열심히 한 것도 있고, 또 주장이 탄력을 받으면 팀에도 더 좋은 거니까요."

5.

전력 상승 효과가 뚜렷하기에, 신한은행에 대한 이번 시즌의 평가는 지난 시즌과는 완전히 다르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마법에 빠진 WKBL의 지도자들은 이번 비시즌에 전력 보강이 뚜렷했던 다른 팀들을 '요주의 상대'로 지목하기 바쁜데, 몇몇 지도자들은 신한은행에 대해 전력 보강이 최상급으로 이루어진 만큼 모든게 잘 맞으면 우승권도 노릴 수 있다고 말한다.

"전력 보강이 잘 된 건 맞아요. 부인하지 않을게요. 그런데 전력보강을 해놓고 다른 팀들을 둘러보니까 화가 나더라고요. 우리만 보강이 된 게 아니던데요. 다른 팀도 다 좋아졌잖아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번 시즌의 다크호스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전력보강에 대한 외부의 칭찬을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1약'이라 말했던 지난 시즌에 비하면 분명 자신감과 바라보는 목표의 높이가 달라져 있다. 이는 시즌 준비 상황이 작년에 비해 훨씬 낫다는 점도 근거가 되고 있다.

 

10월 1일. 신한은행의 훈련장은 선수들로 북적거렸다. 대만에서 온 황샹팅, 부상으로 관리 중이던 신이슬도 훈련에 합류했다. 올해 뽑은 신인 선수 중 가네다 마나를 제외한 2명이 가세하지 않았음에도 코트가 꽉 찼다. 훈련을 바라보던 서동철 신한은행 단장이 "오히려 선수가 많아서 정신이 없다"고 할 정도다. 감독과 코치들, 인스트럭터와 트레이닝 파트, 그리고 일본 통역 2명과 대만 통역 1명까지 훈련장을 가득 채운 선수단의 열기와 활기가 넘쳤다. 

"아무래도 지난 시즌에는 개막 직전까지 주력 선수들의 부상 이슈가 있어서 고민이 많았죠.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미마 루이도 몸이 안 좋았었고요. 전체적으로 훈련 분위기가 많이 가라 앉았던 게 힘들었는데, 확실히 그 점에서는 작년과 차이가 있는 거 같아요. 감독인 제 입장에서는 아직 마음에 안 차는 부분이 분명 있지만, 전체적인 준비를 보면 작년보다는 확실히 좋은 상황이죠. 분위기가 달라졌으니까요."

전체적인 변화 속에 감독 최윤아는 작년과 올해, 어떻게 달라졌을까? 최윤아 감독 스스로는 이 질문에 대해 "흑화했다"고 말한다. 감독으로서의 첫 시즌 신고식을 혹독하게 당한만큼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감독으로서 이제 2년 차밖에 안됐지만 선수 때나 코치 때나 느낀 점이 있거든요. 우리가 무얼 준비했느냐, 그걸 어떻게 훈련했느냐가 정말 중요한데, 가장 중요한 건 그래서 팀 케미가 얼만큼 나오느냐라고 생각해요. 결국은 팀워크죠. 그런 면에서 작년보다 분명 좋아진 건 맞습니다."

그래서 최윤아 감독이 바라보는 이번 시즌의 목표 더 이상 '내용'에 머물지 않는다. 작년에는 시즌을 앞두고 팬들에게 악착같은 모습, 진짜 열심히 하는 신한은행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던 최윤아 감독의 이번 시즌 목표는 단호했다.

"이기는 농구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실 경기는 연습경기든, 컵대회든 다 이겨야죠. 지려고 하는 경기는 없어요. 이번 시즌에는 '이기는 농구'를 보여드려야죠. 작년과는 다른 시간이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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