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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ize | 글/iNside sports

[WKBL] FA Behind : 윤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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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에서 이번 비시즌 FA의 주인공은 KB였다. 가장 많은 선수가 FA 자격을 획득해 시장에 나왔고, 에이스인 박지수와 강이슬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었다. 최고의 구성을 자랑하는 통합 챔피언의 전력이 어떻게 될 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했다. 결국 KB는 박지수는 지켰지만 강이슬은 놓쳤다.

 

강이슬의 이적과 박지수의 잔류로 뜨거웠던 시장 분위기에서 갑자기 새롭게 주목을 받은 선수도 있었다. 삼성생명의 윤예빈이었다. 빅네임은 강이슬과 박지수였지만, 이들에게 니즈를 보인 구단이 명확하게 구분됐던 것과 달리, 윤예빈은 모든 팀의 관심을 받았다. 공식적인 확인은 어렵지만, FA 자격을 획득한 후, 원소속 구단 포함 6개 구단 모두에게 제안을 받은 것은 윤예빈이 최초였을 것이다. 그리고 윤예빈 쟁탈전에서 KB가 승리하면서, KB는 강이슬을 잃었지만 이번 FA 시장에서 주인공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모든 구단의 러브콜을 받은 FA

온양여고를 졸업하고 2016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삼성생명에 지명된 윤예빈은 일찌감치 팀의 중심이 될 기대주로 인정받았다. 십자인대 수술이라는 치명적인 부상 이력을 안고 있었음에도 삼성생명이 1순위에 주저없이 선택할 만큼 윤예빈에 대한 기대는 확실했다. 루키시즌 등 초반, 대부분의 시간을 치료와 재활에 집중한 윤예빈은 2018-19시즌부터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다. 그 다음 시즌에는 스틸상을 수상했고, 국가대표에도 승선했다. 도쿄 올림픽과 FIBA 아시아컵, 2022년 여자농구 월드컵 등에 출전했다. 두 시즌 연속으로 10+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180cm의 장신 가드이면서 앞선에서의 적극적인 수비가 장점이었고, 삼성생명이 '언더독의 반란'을 성공하며 정상에 올랐던 2020-21시즌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국가대표 경기 중 다시 무릎을 다쳤고, 이후 회복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2023-24시즌 부터 두 시즌 동안은 48경기에 결장했고, 2025-26시즌, 26경기에 평균 18분 이상을 뛰며 복귀했다. 그리고 시즌 종료와 함께 FA 자격을 획득했다. 그리고 모든 구단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많은 연락과 제안을 받았다.  

"우선 꿈 같았고, 안 믿기기도 했어요. 하지만 마냥 좋지만도 않았던 거 같아요. 두 번째 FA지만 다른 구단들과 이렇게 협상을 한 거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너무 행복한 고민이기도 했지만, 이걸 어떻게 거절해야 하는지도 쉽지 않아서, 대처하는 점 같은 것도 참 어려웠던 것 같아요."

윤예빈이 프로 입단 후 거의 10년을 몸담았던 삼성생명은 그동안 외부 FA 영입에 적극적인 성과를 낸 팀은 아니었지만, 반대로 필요한 내부 FA 단속에는 상당한 강점이 있던 팀이다. 소속 선수들 자체도 팀 충성도가 매우 높은 팀이며, 삼성생명 또한 원하는 집토끼는 '마음만 먹으면 항상 잡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삼성생명은 윤예빈에 대해서도 상당한 애착을 보여왔다. 윤예빈-이주연의 앞선 조합으로 리그에서 확실한 위력을 발휘하는 가드진을 구성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오랫동안 가져왔다. 때문에 이번에도, 삼성생명이 원한다면 어렵지 않게 윤예빈은 삼성생명에 잔류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FA 시장이 열리자 흐름이 변했다. 다수의 팀들이 윤예빈 영입에 달려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지만, 원소속 구단으로 윤예빈을 가장 먼저 만났던 삼성생명은 기존 제시안을 기준으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선수 입장에서는 원소속 구단에서 자신을 잡겠다는 의지를 크게 보이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게 현실이라고 생각했고, 삼성생명에 10년이나 있었으니까 그게 냉정한 프로라고 받아들여서 그렇게 서운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국장님과 미팅도 예상했던 부분이었고요. 조건에서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거나, 팀에서 저한테 남아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보여주셨으면 아마 잔류쪽으로 기울었을 것 같은데, 이런 부분에서 좀 차이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운이 좋게도 보호선수가 6명인 상황이라 다른 구단들이 많이 연락을 주신 건데, 그러다보니 조건이 좀 높아졌고, 삼성생명에서는 여러가지 부분에서 저에 대한 평가나 연봉 기준을 잡아 놓았기 때문에 차이가 난 거 같아요. 그래서 삼성생명 쪽에서도 조건 차이가 있으니 제가 흔들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특별히 잡으려고 하신 것 같지도 않았고요."

 


KB를 택한 이유

많은 구단들이 윤예빈 영입 전에 나섰지만, KB행을 선택한 것은 뜻밖이었다. KB는 당초, 내부 FA가 너무 많아 외부 FA 영입에 나설 여유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강이슬을 놓친 이후에도 박지수 잔류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서, 윤예빈 영입전에 가세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KB는 가장 마지막에 윤예빈 영입전에 참전했고, 다른 구단 쪽으로 가닥을 잡았던 윤예빈의 마음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KB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많이들 뛰고 싶어하는 좋은 구단이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사실 제 리스트에는 없었거든요. 마지막이었지만, 먼저 찾아와주시고, 조건도 나쁘지 않았고, 또 선수들에게서 연락이 왔던 게 마음을 결정하는 데 컸던 것 같아요. (허)예은이랑 (박)지수랑도 연락을 하면서 생각을 해봤고... 또 현실적으로 제 몸 상태를 더 고민했을 때, 먼저 마음을 굳혔던 팀보다는 KB의 농구 스타일이 더 맞을 것 같았어요."

"사실 조건은 비슷했어요. 다만 농구 스타일 외에, 그 팀에서는 제가 다른 선수들을 끌어주는 역할을 해야 했는데, 이적하면서 당장은 제가 그런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더라고요. 제가 이끌기보다는 저도 같이 의지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는 팀이 더 낫다고 판단했어요."

삼성생명 뿐 아니라 다른 팀들도 윤예빈의 가치를 판단할 때 고민했던 변수. 그리고 선수 본인도 염두에 두고 있던 그 부분은 부상에 관한 리스크다. 큰 부상을 여러차례 겪었기에 부상 위험을 안고 있으며, 그로 인해 신체 능력과 가용 범위가 이전과는 차이가 있다는 평가는 비슷했다. 다만, 영입에 나서는 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예빈을 활용할 기대에 더 높은 가치를 두었고, 원 소속팀이었던 삼성생명은 조금 더 보수적으로 냉정하게 평가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죠. 저도 알고 있는 부분이고, 모든 팀들도 다 똑같이 그렇게 판단하셨던 거 같아요. 만나는 팀들마다 제 몸 관리에 대해 잘 해 줄 수 있다는 말씀들을 많이들 하셨거든요. 제 무릎에 대해서도 많이 얘기를 했어요. 저도 이 부분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건데, KB는 이런 지원이나 의무 파트에서도 제일 좋다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이야기를 하거든요. 이런 부분도 제가 KB로 결정하는 데 이유가 됐어요."

 


1%의 무게

윤예빈을 학창시절 지도했던 은사가 현재 KB의 감독인 김완수 감독이다. 윤예빈이 삼성생명에서 프로 생활을 이어가는 동안 김완수 감독은 하나은행 코치를 거쳐 KB를 이끌었다. 김완수 감독의 존재는 윤예빈이 KB행을 결정짓는데 얼마나 큰 역할을 했을까?

"1%? 지분 자체가 그렇게 크지는 않아요. 음... 1% 보다는 조금 더 되긴 하겠다. 그래도 KB 선수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 보다 지분 자체가 크지는 않은 것 같아요."

"감독님께는 학창시절에 감사한 것도 많지만, 고등학교 때 스승과 제자 사이가 프로에 와서 다시 만나는 것도 한 번도 없었다고 하니까 오히려 더 신경쓰이고 꺼려졌던 게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많은 팀들이 적극적으로 저한테 관심을 주시면서 오히려 제가 부담을 가진 것도 있었어요. '기대를 받고 갔는데 그만큼 하지 못하고 감독님을 실망시키면 어떡하지' 같은 거죠. 그런데 김완수 감독님은 저에 대해 워낙 잘 알고 계시니까 그런 상황이 닥쳐도 저한테 실망하시지 않고 어떻게 써야 할지를 잘 아실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마지막에는 이게 오히려 기댈 수 있는 이유가 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분은 1% 정도지만, 결정하는 데에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해야겠죠?"

 


KB의 윤예빈

이제 KB에서 3달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프로 입단 후 처음 이적. 새로운 팀에서의 적응은 잘 진행되고 있다.

"이적을 하지 않았으면 경험하지 못했을 것들이 많은 것 같아서 후회는 없고, 지금은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어서 행복해요."

"작년에 제가 부상에서 본격적으로 복귀를 했지만, 3-4년 정도 계속 부상으로 재활을 했잖아요? 거의 시즌 아웃이었고. 그러다보니 이전 팀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는 제가 조금은 배제되는 경우도 있어서 그런 부분에 아쉬움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아무래도 새로 이적을 하고 KB에서 좋은 조건이나 대우도 받기도 받았지만, 신경 써주시는 게 정말 많거든요. 삼성생명에 계속 있었으면 조금 더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면, 여기에 와서는 제가 조금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고, 동기부여가 확실히 되는 것 같아요."

모든 조건에서 더 좋아진 상황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KB의 전력은 지난 시즌과 대비해 강이슬이 나가고 윤예빈이 들어온 형태로 정리됐다. 강이슬과 윤예빈은 역할과 장단점이 완전히 다른 유형이다. 하지만 어찌됐든 윤예빈에게는 리그 최고의 슈터이자, 국가대표 주장인 강이슬의 빈자리를 대체해야 한다는 부담과 과제가 따라올 수밖에 없다.

"의식은 되지만, 그냥 그렇게 (강)이슬 언니랑 비교되는 거 자체가 영광이죠. 기사에서도 기자님들이 '허강박에 이어 허윤박이다'라고 해주시는 게 감사하죠. 아직은 제가 언니의 대체자로서 그 빈자리를 완전히 꿰찰 수는 없지만, 저는 농구를 못할 뻔 했는데, 이렇게 계속 하는 것 자체도 기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저한테 이런 기대를 걸어 주시는 것 자체가 농구 선수로서 더 자존감이 올라가는 부분이라,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것도 부담이기 보다는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일단 비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몸 상태에는 이상이 없다. 오히려 스스로 상당한 기대를 나타냈다.

"비시즌은 매년 준비하는 거지만, 작년에는 업다운이 있었다면 올해는 그런 것 없이 대만 존스컵도 다녀 오고 순조롭게 잘 준비하고 있어요. 어제 연습 경기에서 목을 살짝 다쳐서 오늘 연습 경기는 쉬었지만 단순 타박이라 전혀 문제는 안되고요, 지금 몸 상태는 작년에 비해 진짜 두세 배 좋아졌다고 느끼고 있어요. 몸 관리는 워낙 팀에서도 잘해주고 계시니까요."

이전 소속팀인 삼성생명도 전통의 명문팀이고, 작년 챔프전에서 KB와 마주했던 팀이지만, KB는 삼성생명보다 더 우승권에 근접한 팀이며, 성적에 대한 기대와 압박이 더 강할 수밖에 없다. 박지수의 부상 재활, 허예은과 송윤하(3X3)의 국가대표 차출로 주력 선수들이 빠진 상황. 이적한 윤예빈이 이들과 함께 훈련을 한 시간은 거의 없지만, 어쨌든 빠르게 손발을 맞춰 팀의 목표에 도움을 줘야 한다. 

"기본 전력면에서 확실히 차이가 있죠. 저도 남은 선수 생활이 길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에, 최대한 짧은 시간에 제가 할 수 있는 농구를 다 보여주고 싶고,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맞춰가면서 그 장점들을 잘 살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우승도 또 해보고 싶고요."

"개인적인 목표는 우선은 건강 유지기 때문에 전경기 출전으로 잡았어요. 하지만 FA로 왔는데, 경기 출전만으로 그 가치에 보답하는 건 아니니까, 최대한 우승에 기여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당연히 저한테는 수비를 원하시지만, 수비 외에도 더 공격적으로 하고 팀에 도움되는 것들을 보여줘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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