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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마주할 경우 결코 작지 않을 갈등임에도 불구하고, 그걸 더 과장하고 극화시켜 대비하는 기존 드라마들과는 달리 담담한 느낌으로 비교적 빠르게 전개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무겁지만 크게 무겁지 않았고, 가볍지만 지나치게 가볍지 않았다. 심각하지 않은 시선에서 남의 연애스토리를 목도하며, 거듭되는 회상을 통해 첫사랑 시절의 아련함도 떠올릴 수 있다. 이런 드라마의 장점은, 결코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없음에도 자신의 풋풋했던 과거를 작품에 투영해 스스로를 대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빠져서 보는 이에게 마치 '내 이야기'라는 착각을 선물할 수 있다.
하지만, 주인공 커플의 재회를 위해 지인의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쓴 것은 많이 아쉽다. 전개를 위해 꼭 필요한 죽음이었을까?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 된다 하지만 지척에서도 살짝 비켜갔던 아쉬운 운명을 엮어주기 위해 소중한 인연이자 한 가족의 가장을 불에 태워 죽이는 설정이 과연 적절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민주주의를 맹주를 자부하는 국가에서 공권력이 사람을 총으로 쏴 죽이고도 정당했다 말하고, 만천하에 드러난 증거에도 불구하고 사망한 이를 정부가 모욕하는 일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는 지금의 시대에 투영해보자면 큰 무리는 아닐 수도 있겠다 싶지만, 이런 드라마에서도 쉽게 드러나는 인명경시가 그다지 달갑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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