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를 요약해보겠다.
이승엽은 두산 역사에 가장 가혹한 평가를 받았지만 지도 잠재력을 부정할 수 없다. 일본 명문 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그의 가치를 인정하고 데려갔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초보 감독에게 '즉시 성과'를 요구한 구단과 팬의 시선 때문에 '실패'로 낙인 찍혔다. 그냥 일본에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 두산에서 결과는 아쉽지만, 지도자 경험없이 감독을 했기 때문이다. 이제 코치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이거다.
참 웃기는 이야기다. 코치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이승엽 감독 부임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이야기다. 코치 과정 없이 감독 자리를 원한 것이 누구였는지 생각해보는 게 먼저 아닌가? 덥석 그 조건을 물었던 두산은 실패한 3년에 버려진 결과를 받았고, 이승엽은 '무능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는게 당연하다. 지도자 자질과 성공 가능성을 말하는데, 포텐셜은 말 그대로 가능성이다. 99%의 확률이 있다해도 발현되지 않으면 꽝이다. 이승엽은 3년간 꽝이었다. 심지어 프로 감독이 되기 전 '최강야구'라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아마추어를 상대로도 작전적 역량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초반부터 인기 프로그램이었지만 출연 선수들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더 높아진 것은 김성근 감독 부임 후 달라진 자세와 과정 때문이었다.
경기 운영 능력도 부족했고, 그렇다고 확실한 선수 육성의 가능성도 보이지 않았다. 그 스스로도 부임할 때 '두산의 강점'이라 말했던 투지와 뚝심, 화수분 야구는 3년간 자취를 감췄다. 단순히 '결과가 나빴다'는게 아니라, 두산이 자랑했던, 그리고 두산 팬들이 사랑했던 두산의 팀 컬러가 사라졌다. 그러면서 새로운 강점을 만들거나 이식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실패한 지도자라는 것이다.
기사에서 '지도자의 가치는 과정과 축적에서 완성된다'고 한다. 말장난이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과정과 축적을 건너뛰려 했던 것이 이승엽이다. 그는 코치로 시작하고자 하지 않았고, '이승엽'이라는 네이밍 브랜드가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닐 수 있는 삼성 라이온즈조차 '감독 이승엽'을 고사했다. '코치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하지만, 코치부터 시작했어야 하는 것을 욕심으로 생략했다가 된통 실패하고 현역 시절의 이름값 덕분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이승엽도 두산 감독 커리어로 큰 명예를 잃었다... 라고 보는 시선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감독 경험도 일천한 그는 감독 부임 당시 KBO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았다. 계약금 3억원에 연봉 5억원으로 3년 계약을 했다. 연봉만 따지면 당시 감독들 평균의 거의 2배에 해당하는 조건이다. 마지막 해에 자진 사임해서 잔여 연봉을 못받았다고 가정해도, 3년간 15억 이상을 벌었다. 본인의 실패로 잃은 손실에 대한 보상은 충분히 챙겼다. 반면 '이승엽의 유산' 따위는 찾아보기 힘들고, 3년 전으로 리셋해서 잃어버린 강점을 다시 찾아야 하는 팀 두산과 우려했던 꼴을 그대로 드러낸 시즌을 2시즌 반 이상 봐야했던 이들의 손실은 보상이 불가능하다. 감독 선임을 잘못한 구단이 안고가야 할, 그리고 그런 팀을 사랑하는 팬들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그래서 이승엽은 현 시점 실패한 지도자가 맞다.
지도자의 범주가 오롯이 감독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감독과 코치 모두 지도자의 범주에 묶을 수 있기 때문에, 요미우리가 이승엽을 선택한 것을 두고, '그는 실패한 지도자가 아니'라는 말장난이 가능하다. 그 말이 적합하게 사용되려면 요미우리가 이승엽을 감독으로 선입했어야 한다. 하지만 감독이 아닌 코치다. 감독까지 했던 젊은 지도자를 '타격코치'로 데려갔다. 감독으로서의 역량이 고려된 부분은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 요미우리로부터 정식 코치를 제안받은 것은 지도 역량을 평가한 게 아니다. 이승엽은 한국과 일본에서 현역 생활을 했고 타자로서 인정을 받았다. 타격 능력이 있던 선수였으므로 은퇴 후에는 그 능력과 관련된 부분의 가능성이 관심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게다가 이승엽은 요미우리에서 5년을 뛰었다. 그리고 감독 아베 신노스케는 그 기간 동안 팀 동료로 뛰었다. 우리 팀에서 잘했던 선수 출신에게 그가 잘했던 부분을 관할하는 파트의 코치로서 기회를 준 것이다.
아베 신노스케는 요미우리의 감독을 맡기 전, 2군 감독, 1군의 작전코치, 베터리코치,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이게 정상적인 코스다. 이승엽이 지도자로서의 포텐셜을 터뜨린다면 타격 기술을 가르치는 스페셜리스트에서 수석코치로 올라설 수 있고, 2군 전체를 관할하는 기회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군 감독은 그 다음이다.
<'최악 감독'으로 불리지만 '무능한 지도자'는 아닌 이유> 가 아니라 <'최악 감독'이 '무능한 지도자'가 아님을 증명할 기회>라고 함이 옳다. 적어도 현 시점에는 '무능해서 실패한 감독'이 맞다. 무능함을 유능함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기사링크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468/0001206632
“이승엽 나가” 두산 ‘최악 감독’으로 불리지만…이승엽이 ‘무능한 지도자’는 아닌 이유 [
“이승엽 나가” 두산 ‘최악 감독’으로 불리지만…이승엽이 ‘무능한 지도자’는 아닌 이유 [SS시선집중] 입력2026.01.04. 오전 12:26 기사원문 공감 좋아요0슬퍼요0화나요0팬이에요0후속기사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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