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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ize | 글/iNside sports

[WKBL] 2025-26시즌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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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이다.

 

 

 

 

 

 

 

 

예년보다 늦게 2025-26시즌 여자농구가 개막한다. 이번 대회 공식 명칭은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다. 보통 10월 마지막주 무렵에는 개막했던 것에 비하면 2-3주 정도 늦은 시작이다. 가장 큰 이유는 전국체전과 전국 장애인체전의 부산 개최로 인해 타이틀 스폰서인 BNK의 홈 개막전을 치를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일정을 예년처럼 시작했어야 한다'고 푸념하는 가운데, 타이틀스폰서로서 공식 개막전을 홈에서 치르고자 하는 입장도 충분히 이해되는 게 사실이다. 대부분의 팀들과 지도자들은 개막이 늦어지면서 비시즌은 다소 길어졌기에... 다소 불만스러운 입장이기는 하지만... 부상 이슈가 있었던 팀들로서는 늦은 개막이 굳이 나쁜 소식은 아닐 것 같기도 하다. 박지수의 컨디션 회복이 필요한 KB, 신지현과 최이샘이 같은 입장이었던 신한은행, 키아나 스미스의 은퇴로 주전 라인업 재구성이 필요한 삼성생명에게는 전력 구성만 놓고 볼 때, 늦은 시작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

 

나는 지난 6월, 신인 드래프트를 제외하고 여타 구성이 마무리 된 6개 구단의 전력을 대략적으로 분석하면서, 1강 3중 2약의 구도를 예상했다. KB가 절대 1강을 달리는 가운데, 우리은행-BNK-삼성생명이 3중, 2약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으로 판단했다. 크게 바뀔 것 없는 형태라 생각했다. 작은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인 틀은 유지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은 달라질 분위기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1. 1강 영역

이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질 것 없는 조건이다. 현재 가장 큰 고민은 박지수다. 1년간 튀르키예에 진출했던 박지수는 복귀하며 팀의 주장을 맡았다. 그러나 대표팀에서도 부상 때문에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고, 비시즌도 재활 등의 이유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지 못했다. 10월 말, 처음으로 연습 경기를 소화하기 시작했는데, 몇 경기 만에 다시 부상을 당해 타이완의 케세이 라이프와 가진 여러차례의 연습 경기에도 뛰지 못했다.

 

박지수가 충분히 몸 상태를 올리지 못하면서, 김완수 KB 감독은 송윤하와의 공존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박지수와 송윤하는 둘 다 센터지만 일반적인 더블 포스트와는 다르게 4-5번 형태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다. 박지수와 송윤하는 둘 다 전통적인 4번의 역할도 가능하다. 과거 일본이 우리나라를 추월하던 시절의 도카시키 라무-마미야 유카와 같은 구성이 가능하다. 문제는 지금 WKBL에 정상적인 센터 전력을 갖추고 있는 팀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더욱 KB의 높이 위력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도 있지만, 상대가 대부분 스몰라인업으로 나서는 만큼 미스 매치가 역으로 KB에게 부담이 되는 것이다. 과거보다 4-5번의 플레이 영역과 형태가 달라진 현대 농구에서 송윤하-박지수의 인사이드는 스피드를 비롯해, 오히려 약점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게 KB의 생각이다. 특히 박지수가 정상 컨디션이면 이런 부분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지만, 그것도 아니기에 박지수와 송윤하를 함께 쓰는 것 보다는 따로 투입하는 것에 더 무게를 두는 느낌이다. 오히려 높이로 확실히 압도할 수 있기에 허예은-강이슬-송윤하-박지수를 두고 나머지 한 자리를 여유있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 게다가 KB는 비시즌을 거치면서 선수들의 많은 움직임과 적극적인 야투 공략에 초점을 맞춘만큼, 박지수의 가세로 의존이 커지는 것보다는 기존의 농구에 박지수가 섞이는 것을 더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1강으로서의 KB, 시즌 내내 순위표를 최첨단에서 견인할 것이라는 예상을 거두기는 어렵다. 누차 반복하지만 박지수는 비대칭 전력이다. 단순하게 표현할 때 KB는 WKBL에서 유일한 '핵 보유국' 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유틸리티 자원으로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이윤미의 시즌 아웃 부상은 분명 타격이 있다. 염윤아와 김민정도 여전히 재활 중이고, 여러차례 수술을 한 김은선도 바로 투입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나윤정은 연습 경기를 정상적으로 뛰고는 있지만, 지난 시즌 후반에 한 어깨 수술 부담은 존재한다. 개막전을 기준으로 본다면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자원은 허예은, 사카이 사라, 이채은, 강이슬, 나윤정, 양지수, 박지수, 성윤하에 성수연 까지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각 포지션의 중심들이 워낙 튼튼하다. 박지수는 부정할 수 없는 현역 한국 여자농구 최고의 선수고, 국가대표 주장인 강이슬은 WKBL 역사를 쓰고 있는 슈터다. 허예은 역시 리그 최고 가드 중 한 명. 가드-포워드-센터에 모두 확실한 구심점이 있다. 박지수의 컨디션이 아쉽다고 하지만, 데뷔 이후 박지수가 시즌을 베스트 컨디션으로 맞이한 적은 많지 않다. 결국 시즌을 치르면서 KB의 전력은 더 좋아질 것이다. KB는 어떻게 해도 이번 시즌 평가에서 '강(强)'의 범주를 이탈하기가 힘들다.

 

2. 3중 영역

KB가 여전히 위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 중 하나는 KB와 맞설 팀들의 전력이 예전 우리은행 만큼의 힘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우리은행은 좀 낫다. 2012-13시즌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봤던 지난 시즌의 선수 구성으로도 정규리그 우승을 일궈냈다. '박지수의 공백'이라는 특수성이 있던 시즌이지만, 어쨌든 군웅할거의 시기에 가장 긴 레이스에서 웃은 팀이 우리은행이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보다 전력 면에서는 더 나아졌다고 보는 게 맞다. 어깨 수술을 한 한엄지가 어느 정도 회복해서 정상 기량을 보여주느냐의 변수는 존재하지만, 선수 운영 측면에서는 지난 시즌보다 확실히 숨통이 트였다.

 

아시아 쿼터인 세키 나나미와 오니즈카 아야노가 어느 정도 보여줄 지 여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만, 지난 시즌의 두 선수도 팀의 핵심 라인업은 아니었기에, 이들의 활약 여부가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김단비가 여전한 가운데, 이명관이 최소 지난 시즌 이상의 기량을 유지한다고 볼 수 있고, 2년차가 되는 이민지도 루키 시즌보다는 나을 것으로 보인다. 유승희의 회복과 이다연의 복귀도 크고, 앞선에 강계리도 보강됐다. 굵직한 전력보강이라 보기 어려울 수는 있지만, 현재 리그에서 박지수와 견주어 최고 등급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인 김단비를 가장 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보조 자원의 폭이 확실하게 나아졌다. 작년 우리은행은 김단비의 위력은 엄청났지만, 김단비가 위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버텨주는 주변 전력의 견고함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그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다. 그리고 그 힘든 조건에서도 리그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박지수가 가세한 KB와의 전력 비교에서는 당연히 떨어진다. 하지만 KB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과 비교하자면 아쉬울 것이 없다. 지난 시즌보다 나은 경쟁력이다. 

 

2012-13시즌 이후 감독으로 14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위성우 감독도 당연히 큰 강점이다. '젊은 감독의 신선한 농구'를 기대하는 시선이 많지만, 아쉽게도 WKBL에서 그 역사를 만든 마지막 인물이 13년 전의 위성우 감독이었다. 그는 이후 13시즌을 치르며, 가장 못했을 때의 시즌 성적이 2위였다. 연속 최하위였던 팀을 6연 연속 통합 우승과 함께, 정규 시즌 1위 10회, 2위 3회라는 놀라운 왕조로 이끌었다. 감독을 맡은 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며, 챔프전에 10번이나 올라갔다. 현재도 4년 연속 챔프전에 오른 팀이다. 

 

우리은행은 여전히 이 '중(中)의 영역'은 최소로 보인다. KB의 독주를 예상하여 홀로 강으로 분류한 탓에 억울하게 받은 낙인이다. 우리은행은 어쩌면 내가 처음 예상했던 3중의 다른 두 팀과는 차별화를 두며 '1최강-1강-2중', 혹은 '2강'까지 걸음을 옮길 수 있지 않을까?

 

반면 우리은행과 더불어 3중 영역으로 봤던 BNK와 삼성생명은 경쟁력이 다소 떨어졌다. 

 

디펜딩 챔피언인 BNK는 '사키의 공백'에 대한 확실한 대안이 없다. 아시아쿼터였던 이이지마 사키는 크게 화려하지 않은 스탯과 달리, 지난 시즌 BNK 우승의 핵심 요소였다. 박혜진-김소니아의 활약과 챔프전에서 터진 안혜지의 외곽도 큰 역할을 했지만 묵묵하게 시즌과 플레이오프, 챔프전을 모두 버텨낸 기저에는 사키의 힘이 컸다, 사키는 박혜진, 김소니아, 안혜지, 이소희 등 팀의 주력 멤버들이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그림자 영역에서 가장 두드러진 헌신과 활약을 펼쳤다. 팀의 공격이 정체에 빠지면 혈을 뚫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실질적 MVP였다. 

 

그런 사키의 부재는 크다. 변소정, 박성진, 때에 따라서는 김도연이 기존의 주전들과 손발을 맞추며 시즌을 준비하겠지만, 사키의 역할을 확실하게 대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어느 정도의 역할은 해줬어야 했던 1라운드 '아시아쿼터' 나카자와 리나가 부상으로 아웃됐고, 대체 선수도 없다. 여전히 기존 전력이 나쁘지 않고, 심수현, 김민아, 김정은 같은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도 상당하다. 박정은 감독은 올해 신인인 온양여고 출신 이원정(1라운드 전체 2순위)에 대해서도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4강권을 보자면 BNK는 충분히 안정권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KB는 물론 우리은행의 전력이 지난 시즌보다 확실히 나아졌다는 점은 부담이다. 코트에 있는 것만으로 상대에게 고통을 배가시키는 박혜진이 금강불괴의 커리어를 마쳤다는 점도 고민이다. 우리은행 전성기를 이끌 때만해도 박혜진이 코트에서 빠지는 몇 분이 어색했었다. 하지만 박혜진은 2023-24시즌 13경기, 2024-25시즌 9경기를 결장했다. 최근 두 시즌, 리그 경기를 소화한 것이 60% 남짓이다. 지난 두 시즌과 달리 이번 비시즌은 준비가 잘 된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박혜진에게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의사항이 붙었다는 것 자체가 BNK에게는 약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안착과 챔프전 도전까지의 과제 수행이 크게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

 

삼성생명도 전력 누수가 크다. 키아나 스미스가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키아나 스미스는 주전으로 평균 27분 이상을 소화하며 꾸준한 두 자릿 수 득점을 올림과 동시에 삼성생명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외곽 자원이다. 배혜윤의 시대에서 내외곽 이해란-키아나의 시대로 넘어노는 시점이었다. 하나의 큰 축이 사라졌다. 가장 확실한 슈터이며, 승부처에서 원샷을 맡을 수 있는 선수이고 팀의 에이스 롤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가 빠졌다. 특히 키아나는 평균 어시스트는 3개 정도지만 자신에게 몰린 수비를 이용해 다른 공격 루트를 만들어 주는 능력이 괜찮았던 선수다. 윤예빈-이주연-조수아가 부상 등의 이슈와 함께 기대만큼 꾸준한 성장 그래프를 만들지 못한 상황에서 키아나는 앞선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신뢰 영역의 대상자였다.

 

물론 삼성생명은 키아나가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분전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을 상대하는 팀들에게 정상적이지 않아도 키아나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그리고 장기 레이스인 리그를 치르는데 주력 자원이 완전히 소멸됐다는 점은 분명 큰 상실이다. 게다가 현재 삼성생명의 라인업에서는 키아나가 했던 롤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대체보완 자원이 있다면 공백을 채우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지만, 대안으로 다른 형태의 플랜 B를 찾아야 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여전히 삼성생명은 매력적이고 좋은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팀 문화처럼 지속되고 있는 약점은 여전하지만, 오히려 도깨비팀이라는 팀컬러가 이런 상황에서는 버티는 힘이 될 지도 모르겠다. 다만, 비시즌 연습 경기의 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분명 시간이 필요하다는 느낌이었다. 

 

삼성생명은 3중으로 봤던 팀들 중 가장 전력적 변화가 눈에 두드러진 상황이다. 하위권으로 예상된 팀들 중 이변의 스텝을 밟는 팀이 나온다면, 현재로서는 그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3. 2약 영역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모두 사령탑이 바뀌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이 두 팀은 이번 시즌에도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다.

 

신한은행은 전체적인 목표 자체가 장기적이라는 느낌이다. 비시즌만 놓고 봤을 때는 가장 불안한 팀이다. 이번 시즌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보다는 멀리까지의 그림을 그리고 '일단의 과정'이라는 부분을 확실히 전제하는 듯 하다. 최윤아 감독에게도 나는 신한은행이 불안한 이유를 3무(無)로 설명했다. 신한은행에는 3가지가 없다. 에이스가 없고, 리딩가드가 없다. 일반적인 단체 스포츠에서 S급 슈퍼스타를 A급 선수 여럿이 팀워크로 저지하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데 WKBL은 다르다. S급도 흔치 않지만 여기에 대응하는 A급도 많지 않다. 그러다보니 A급으로 분류되는 선수들이 열심히 연합해도 S급 하나를 제어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S급과 A급의 차이가 다른 종목보다 너무 크다. 그래서 에이스가 절실하다. 그런데 신한은행은 에이스가 없다. 또한 확실한 리딩 가드가 없다. 이 리스크를 가드 출신인 최윤아 감독이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신한은행은 이경은을 플레잉 코치가 아닌 코치로 결정했다. 노장인 이경은은 풀타임 리딩 가드는 힘들지 몰라도, 적어도 팀에서 1번 역할을 가장 제대로 수행할 수 있던 선수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이경은이 스쿼드에 있으면, 감독은 이경은의 시간을 줄이기가 힘들다. 이 고민은 내년, 내후년에는 더 커진다. 확실하게 이경은의 은퇴를 받아들인 신한은행은 2025-26시즌보다는 그 이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한은행에 없는 마지막 한 가지는... 참 표현이 힘든 부분인데... 이 부분에 대한 확실하고 명확한 표현이 쉽지 않기에 현장에서 관계자나 지인들과 직접 이야기할 때는 그냥 "미친년이 없다"고 표현한다. 비속어이자 욕설이기에 어떤 설명을 부연해도 공식적으로 쓸 수 있는 단어는 아니다. 하지만 이 표현에 대해 여자농구를 아는 사람들은 대략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쉽게 캐치한다. 미국 드라마 가십걸에서 블레어 월더프의 대사 "이 구역의 미친년은 나야(I'm the crazy bitch around here)"에 나오는 그 표현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단어적 해석 그 자체가 아니라, 경기력에서의 크레이지 플레이어는 물론, 존재감으로 공기를 바꾸는 선수이자, 때로는 이미 물건너 간 경기에서도 이 경기를 내주는 게 얼마나 화가 나는 지를 코트에서 보여주는 선수들이 있다. 우승에 도전하는 팀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선수들이다. WKBL 역사에 가장 역대급 언더독 성공 스토리였던 2020-21시즌의 삼성생명에는 김한별과 김보미가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에서 그 역할을 수행했다. 끝내 플레이오프 이후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시한부와 같은 무릎 상태에도 불구하고 정규리그에서 19경기 평균 20분 이상을 소화한 박하나도 삼성생명의 스토리의 축이었다.

 

그런데 신한은행에는 이런 역할을 하는 선수가 없다. 각 팀에 이런 성향의 선수가 대부분 1명씩은 존재하지만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은 그렇지가 않다.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이 최근 선수들에게 거칠게 부딪라는 부분과 투지를 언급하는 것, 지난 시즌 김아름과 히라노 미츠키를 영입한 것도 팀의 그런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WKBL에서 이런 역할을 담당하는 선수는 단지 촉매로서의 역할보다는 경기 자체를 좌우할 수 있는,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영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어쨌든 신한은행의 열쇠는 신지현과 최이샘, 그리고 아시아쿼터인 미마 루이다. 신지현과 최이샘은 신한은행에 없는 '3무'를 지워야 하는 최전선에 있는 선수들이다. 사실 최윤아 감독으로서는 이런 부분의 부재 자체가 납득되지 않을 것이다. 본인 스스로 현역 시절, 그런 부분을 담당했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 평균 10점 이상을 올린 국내 선수가 1명도 없었다. 은퇴한 타니무라 리카가 12.6점 7.0리바운드로 분전했다. 박지수가 없던 지난 시즌 WKBL에서 배혜윤(삼성생명)과 더불어 가장 건실한 빅맨이었다. 이 자리를 미마 루이가 채워야 한다. 그런데 이 세 선수의 몸 상태가 의문이다. 신지현은 부상으로 인해 개막 직전까지 재활 중인 상황이었고, 최이샘도 10월 말, 11월 초까지 정상적으로 꾸준히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현재는 미마 루이가 부상으로 개막전을 결장한다.신지현-최이샘이 없는 상황에서의 비시즌 연습 경기 내용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우려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즌에 들어가서도 확실한 중심이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도 그런 모습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고난의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느낌이 크다.

 

반면 하나은행은 신한은행보다는 경쟁력이 있는 모습이다. 일단 진안-양인영-김정은이 버티는 인사이드의 위력은 KB에 비견할 수 있는 유일한 팀이다. 하지만 리딩 가드의 부재와 부실한 외곽, 고질적인 하위 전문팀의 흐름이 고착화 된 부분이 지난 시즌에도 비극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 팀이 연습 경기에서는 상당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사실, 연습경기는 연습경기일 뿐 시즌과는 다른 영역이기에 그 결과에 큰 가중치를 줄 수 없다. 하지만 연습경기를 본 사람들이라면 뭔가 공기가 다르다는 느낌은 충분히 받았을 것이다. '이번에는 다르다'고 외치는 비시즌의 경기력이 예년과는 분명 달랐다. 전문가 영역에 속하는 이들 중에서도, "하나은행이 꽤 괜찮대"라는 결과만 들은 이들과 직접 연습 경기를 본 이들이 조금은 다른 시선을 갖고 있다.

 

이상범 감독은 계속 '단순화'를 말한다. 선수들에게 '집어넣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덜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고급 농구를 구성하고 체계화 할 수준이 아니라는 불편한 고백이다. 이상범 감독은 아주 기본적인 것들을 적극적으로 하는 단순화 된 농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뭔가를 해보려고 했던 것들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박신자컵을 통해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한다. 기가 막힌 패턴과 작전, 허를 찌르는 무언가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게 아니다. 지속적으로 달리고 부딪히고 몸싸움하면서 40분 내내 싸워가는 기본 중의 기본에 집중하겠다는 것. 그리고 그 성과가 개막 직전의 연습경기에서는 프로 팀을 상대로도 나타났다. 지난 시즌, BNK에서와는 완전히 다른 롤을 수행하는 이이지마 사키의 플레이를 보는 것도 상당한 재미가 될 것이다. 적어도 연습 경기에서 사키는 충분히 그런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만, 꾸준한 약체였다는 것은 여전한 핸디캡이다. 하필 9년간 안방에서 한 번도 못이겼던 우리은행과 홈에서 개막전을 치른다. 이 경기를 내주게 되면 아무리 '졌잘싸'를 한다고 해도 '역시 안되는구나'라는 분위기에 삼켜지기 쉽다.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로 시즌이 전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우리은행을 개막전에서 넘는다면 상승세를 탈 것이고, 2약의 영역, 그 이상에 올라서는 돌풍의 팀이 될 가능성도 있다.

 

전체적으로 KB가 주도하는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크지는 않을 시즌이다. 다만 세부적으로 볼 때, BNK가 '사키의 공백 채우기'에 확실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신한은행이 최윤아 감독의 색깔 입히기에 성공하고, 하나은행이 비시즌 연습경기의 분위기를 끌고간다면, BNK-삼성생명-신한은행-하나은행까지 4팀의 싸움은 정말 종이 한 장 차이의 박빙으로 유지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BNK가 그 격랑에 휩쓸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위에 퍼온 개막전 관련 감독님들 쇼츠 영상은

여농티비의 알바로... 기획과 제작을 한 건데..

 

총 제작한 영상은

(1) 개막전 관련 감독님들 쇼츠 영상

(2) 개막전 관련 선수들 쇼츠 영상

(3) 시즌에 대한 감독님들 & 선수들 영상

이었다.

 

대략적으로 늘 하던 겸손하고 겸양적인 인터뷰보다는

자신감을 앞세워서 다소는 도발적일 수 있는 메시지를 보여달라고 주문하고

그렇게 만들었다.

 

그런데...

1번만 채택이 되고..

나머지는 탈락됐다... ㅠㅠ

 

그냥 개인용으로 소장하기는 좀 그렇고...

인터뷰 해준 분들께 감사하고 죄송해서,

허락을 받고...

영상 2번 관련된 것들도 아래에 쭈욱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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