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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ize | 글/gIbberish

Pr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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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심장이 뛴다'는 느낌을 받았다.

 

플레이에는 박진감이 넘쳤고, 코트에서 상대를 응시하는 선수들의 얼굴에서 '굶주린 늑대의 눈빛'을 볼 수 있었다. 우리 대표팀은 야수의 심장으로 경기장 구석 구석을 누볐다. 코트 위의 간절함이 중계를 보는 나에게도 모골이 송연하도록 전달됐다. 우리 선수들은 누구보다 처절했고, 말 그대로 '혼신의 힘'을 쏟아 부었다. 그래서 마지막 경기 후의 눈물에, 가슴이 찢어질만큼의 아픔을 느꼈다.

 

2002년 6월의 서울 월드컵 경기장.

 

4강에서 독일에게 0-1로 패하면서 승승장구하던 우리나라 월드컵 대표팀의 결승행이 좌절됐다. 종료 휘슬이 불린 후 그라운드에 쓰러졌던 우리 선수들이 붉은 악마에게 인사를 하려 오며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을 보다가, 울지 말라고 소리 쳤던 기억이 있다.

 

너무 잘 싸웠고, 자랑스러웠던 우리 선수들이 고작 한 경기 패배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것이 너무 속상했다. 그따위 결과와 상관없이 당신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그러니까 웃어도 된다고... 눈물이 아니라 박수와 환호 속에 존재해야 할 선수단이라고... 당신들은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23년 만에 또 한 번, KOREA라는 이름을 달고 국제 무대에 나선 우리나라 선수들을 보고 같은 마음이 들었다.  '졌잘싸', '좋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아쉬웠던 결과', '너무 높았던 중국의 벽' 같은 분석 따위는 필요없다. 그깟 성적 따위는 잊었다. 그저 가슴 벅찼다. 그거면 됐다. 가장 커다란 선물을 안겨줬다.

 

훗날 언젠가, 누군가가 나에게,

 

"2025년 아시아컵 때 우리 대표팀은 어땠어요?"

 

라고 묻는다면...

 

"정말 자랑스러웠다" 고...

 

주저없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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