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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ize | 글/iNside sports

[WKBL] 이주연, "지려고 경기에 나서는 선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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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전체 1순위 온양여고 윤예빈, 2017년 전체 2순위 인성여고 이주연. 삼성생명이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선택한 1라운드 픽이다. 높은 순위로 선발한 이들은 윤예빈의 프로 초반 부상이 있었지만, 기량과 잠재력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했고, 윤예빈-이주연의 앞선은 향후 10년간 WKBL의 앞선을 확실하게 압도할 가드 라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극복해야하는 부상의 덫

이후의 시간. 삼성생명의 시즌들을 성공 혹은 실패로 구분하는 것은 보는 시각과 기준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하지만 윤예빈-이주연의 앞선으로 WKBL의 앞선을 지배하리라는 기대는 결국 현실이 되지 못했다. 윤예빈과 이주연이 함께 삼성생명에 존재한 것은 총 10시즌이었지만, 이들 둘이 함께 투 가드로 자리를 굳혔던 시즌은 많지 않았고, 팀 성적도 아쉬움이 남았다. 삼성생명이 업셋 우승을 달성했던 2020-21시즌에는 이주연이 정상적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그리고 윤예빈이 FA 자격을 얻고 팀을 떠나면서, 윤예빈-이주연의 앞선은 해체됐다. 

"(윤)예빈 언니랑 10년 동안 같이 있다가, 이제 언니가 없으니까 허전하고, 또 언니의 빈자리도 많이 느끼고 있어요. 그렇지만 어쨌든 언니로서는 잘 판단해서 선택한 것이고, 또 잘 된 일이잖아요? 저희는 프로기 때문에 각자의 위치에서 할 일들을 해야 하고, 또, 다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고요, 또 그거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리 팀이 좋은 상황은 아니니까 제가 해야 할 것들도 더 신경쓰고, 그런 것들을 해야한다는 생각이에요."

윤예빈과 이주연의 조합이 끝내 리그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던 것은 두 선수 모두 부상에 발목을 잡혔던 이유가 컸다. 윤예빈은 프로 입단 당시부터 무릎 부상과 수술로 재활의 시간이 길었다. 반면 이주연은 화려하게 프로에 데뷔했지만, 성장의 모멘텀마다 크고 작은 부상이 발생하며 성장의 상승곡선을 꾸준하게 가져가지 못했다. 

"다치고 싶은 선수는 아무도 없잖아요. 부상에 대해서는 항상 속상했죠. 그래도 지금은 최근 몇 년 중에 몸 컨디션이 제일 좋은 상태고요, 일단 아프지 않은 상태니까 이런 상황에서 조금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스스로에게 화가 났던 시리즈

이주연은 동생 이채은(KB)과 더불어 현재 WKBL 현역으로 가장 치열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자매가 모두 팀의 주전으로 다음 시즌에 맡아야 할 역할도 크다. 프로에서의 발걸음은 언니였던 이주연이 앞섰다. 이주연이 신인 시절부터 꾸준히 주목을 받았던 것과 달리, 2라운더로 하나은행에 선발됐던 이채은은 오랫동안 백업 선수로 있었고, KB로 이적 후 대기만성의 결과를 올렸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3점 야투상을 수상했고, KB 통합 우승의 한축으로 기여를 했다. 두 살 터울임에도 유독 닮은 이주연-이채은 자매의 매치업은 코트 위에서 성사될 때마다 팬들에게 많은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경기 중 두 선수가 신경전을 짧게 벌이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제가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안 됐을 때인데, 볼을 잡는 과정에서 누가 덮치니까 그 상황에 저도 화가 나서 신경질을 냈는데... 아.. (이)채은이더라고요. 그런데, 그리고 말았어요. 뒤끝은 없거든요. 사실 경기에서 만나도 특별하게 '내 동생이다'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그냥... 'KB 선수 1' 이랄까? 아마 채은이도 코트에서 절 보면 '삼성 선수 1'이라고 할 거에요.(웃음)"

특별히 집에서 농구 이야기를 나눌 것 같지는 않은 자매. 하지만 지난 시즌은 조금 특별했을 상황이다. 챔프전에서 삼성생명과 KB가 붙었다. 시즌의 최종일까지 자웅을 가리는 싸움을 펼쳤기에 그 어느 때보다 이야기가 많을 법하다. 

"솔직히 정말 화가 났던 시리즈에요. 경기 결과나 내용, 아니면 KB가 우리를 이기고 우승한 게 화가 난 게 아니라 그냥 저 자신한테 화가 너무 많이 났거든요. 챔프전 때 감기 몸살이 심해서 몸 상태가 너무 안좋았거든요. 다시 생각해봐도 저희 팀이 잘 안된 것도 다 제 탓 같고, 그때는 팀원들한테도 너무 미안했어요. 채은이한테 축하한다는 말도 안 해줬던 거 같아요. 정상적으로 경기를 뛰고 그런 결과가 나왔으면 동생한테 축하는 해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저 자신한테 너무 화가 나서 채은이한테 축하를 해 줄 겨를도 없었거든요."

"시리즈가 끝나고 바로 집에 가지는 않거든요. 숙소에 가서 좀 추스리고 한참 있다 간단 말이에요. 그래서 마음의 정리도 어느 정도 된 다음이라 집에서 만났을 때는 뒤끝없이 축하한다고 해줬어요. 그런데 그때가 생각나면 또 화나요. 생각 날 때마다 열받죠. 몸이 좋지 않아서 경기를 뛰지 못하거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거에 대해서 당연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든요. 아파서 내가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 보다도 내가 해야할 걸 못하는 것 때문에 발생하는 일들에 대한 스트레스가 정말 크고, 싫어요."

두 딸이 외나무 다리에서의 진검 승부를 다투고 승패를 나눠 가진 후 집에 돌아온 것에 대해 부모님도 만감이 교차했을 터.

"뭐... 부모님은 그러셧죠. '채은이 축하한다. 주연이 고생했다.' 아.. 이제 한 번은 '채은이 고생했다. 주연이 축하한다'가 나와야 하는데요...(웃음)"

 

어쩌면 가장 험난할 시즌

아쉽게 우승을 놓친만큼 절치부심해서 다시 한 번 당차게 정상 도전에 나서야 하지만, 삼성생명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팀의 확실한 중심이자 주장이었던 배혜윤이 은퇴를 했고, 비시즌 FA 경쟁과 아시아 쿼터 영입전에서 만족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윤예빈이 팀을 떠났고, 보상 선수로 합류한 이다연이 부상을 당해 다음 시즌의 대부분은 전력에 가세하기 힘든 상황이다. 어쩌면 이주연에게도 프로 입단 후, 소속팀의 객관적인 전력이 가장 열세인 시즌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약체라는 평가를 듣는 것도 알고, 당연히 그 부분은 선수로서 자존심이 상해요. 그런데, 상황을 보면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저희를 최약체라고 하지만, 이제 저희가 다른 농구를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처음부터 당장 잘 되지는 않더라도, 팬분들께 조금 더 다른 농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잘해야죠."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은 이번 시즌에 놓인 팀의 상황에 대해 "세대 교체라고 할 것 까진 없지만, 주인공들이 바뀌는 시기가 빨리 다가온 시즌"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에이스로 발돋움한 이해란은 물론, 최예슬, 이예나, 유하은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선수들 중 이주연의 이름도 여러차례 거론했다. 수비에서의 역할, 페인트존을 공략하는 역할, 외곽 슛을 던지는 역할, 볼을 몰고 넘어오는 역할 등 각종 다양한 상황에 이주연의 이름은 항상 등장했다.

"감독님이 저한테만 말씀하시는건 아니거든요. 포지션별로 나눠서 중요한 점들을 말씀해주시는데 일단 가드들한테는 수비 압박, 드리이브 인해서 킥아웃 패스 하는 걸 강조하시고, 포지션 상관없이 슛을 과감하게 던지라고 하시거든요. 제가 특별하다기보다 선수 각자가 해야할 부분을 이야기해주시는 거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을 더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어요."

 

이제는 베테랑

'삼성 앞선을 책임질 유망주'라는 평가가 불과 얼마 전이었던 것 같은데, 이제 이주연은 삼성생명의 중견 선수이자, 굳이 구분을 하자면 베테랑의 위치에 선 선수가 됐다. 삼성생명에서 10시즌을 보냈고, 노장 선수들이 은퇴를 하면서 팀 내에서 나이로 구분해도 상당히 높은 서열(?)에 해당하는 선수가 됐다. 김아름과 강유림이 이주연보다 선배지만, 삼성생명에서 뛴 시간이 가장 긴 선수는 이주연이다.

"혜윤 언니, (김)단비 언니가 은퇴하면서, 이제 언니들이 많이 없어요. 언니들이 확 빠진 상황에서 비시즌을 시작했는데, 그때 '언니들이 힘들었겠구나'라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확실히 언니가 되어보니까 언니들의 마음을 조금 생각하게 됐던 것 같아요."

"(강)유림 언니가 (이)해란이랑 대표팀에 나가 있는 상황이라 (김)아름 언니랑 제가 지금 팀에서 선배로서 해야할 일이 많은 것 같아요. 저도 선배답게 후배들한테 좋은 것도 알려주고 싶은데,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해서요. 농구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는 싶은데 제가 워낙 부족하다보니까... 그래도 다른 부분에서 애들이 잘할 수 있는 건 칭찬도 많이 해주고, 잘못한 부분은 지족도 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팀을 잘 끌어가려고 생각은 하고 있어요."

팀의 선수 구성이 예년보다 약해졌다는 평가지만, 전체적으로 젊어진 효과는 있다. 고질적인 부상으로 훈련 강도에 배려가 필요한 선수도 없다. 하상윤 감독은 현재의 변화로 인해 코치로 삼성생명에 몸담았던 시절을 포함해 이번 비시즌의 운동량이 가장 많았다고 말한다. 사실, 외부에서의 평가로, 삼성생명은 리그에서 훈련량이 그리 많지 않은 팀 중 하나로 손꼽혀 왔는데, 확실히 다름을 말하는 분위기다.

"사실 저는 한번도 저희 팀 훈련이 힘들지 않았다고 생각한 적이 없거든요. 저는 뭐... 항상 힘들었고요... 그런데 확실히 이번 시즌이 그 어느 때보다 조금 더 힘들었던 건 사실이에요. 오전 훈련부터 확실히 힘들어졌는데, 지금 다 참여들 하고 있고, 감독님도 그런 방향을 원하셔서 그렇게 열심히 하고 있어요."

어쩌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롭게 시작해야하는 삼성생명이기에 모든 초점은 자신들에게만 쏠려 있고, 경주마처럼 자신들 자체에 더 집중하고 있다.

"솔직히 다른 팀들이 어떻다는 건 잘 모르겠어요. 저희는 지금 저희 올라가기 바쁘거든요. 다른 팀 상황과 전력이 어떤지, 그래서 우리랑 비교하면 어떨지 같은 걸 생각할 겨를이 없어요. 개인적으로도 특별히 목표를 잡지는 않았어요. 일단 팀에서 언니 쪽에 속하는 선수가 된 만큼 여러 상황에서 우리 팀이 열세라고 하지만 그래도 팀을 잘 이끌어 가고 싶은 마음 하나인 것 같아요. 개인적인 목표는 연습 경기를 하면서 시즌 개막 전까지 조금 더 생각해볼게요."

"외부에서 저희에 대해 걱정이 많으실 것 같아요. 저 역시 시즌 성적에 대한 걱정은 있죠. 하지만 그런 것보다 저희 팀의 더 젊은 선수들과 재미있는 농구를 하고, 또 다른 팀보다 전체적으로 어린 만큼 투지 있고 활기찬 모습 보여드릴테니까, 팬들도 너무 걱정은 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후배 선수들 정말 많이 좋아졌고, 아픈 선수도 거의 없기 때문에 재미있는 농구를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만큼 저도 많이 뛰는 농구를 해야하는데, 더 어린 선수들의 에너지를 받아서 더 활기차게 뛰어야죠. 전력이 열세라고 해도 경기에 지려고 나서는 선수는 없잖아요. 저희도 마찬가지에요. 무조건 이기기 위해 뛸 거고, 저도 이기려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만만한 팀이 되는 건 정말 싫거든요. 절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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