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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ize | 글/iNside sports

[WKBL] 2025-26 선수 구성 (2) 신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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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12승 18패 / 5위)

 

구나단 감독의 건강 문제로 일찌감치 이시준 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렀던 신한은행은 시즌을 마친 후, 팀의 레전드 최윤아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은퇴 후, BNK 코치와 여자농구대표팀 코치를 역임하며 착실하게 지도자 역량을 키워왔기에 새로운 감독으로서의 명분과 조건을 모두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결과다.

 

'레알 신한은행'의 찬란한 역사를 마친 후에도 3년 연속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며 '새로운 지배자' 우리은행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였던 신한은행은 2015-16시즌부터 내리막으로 접어들었다. 2005여름리그 이후, 1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신한은행은 11년 만에 봄 농구 무대에 이르지 못했다. 2015-16시즌 이후 지난 시즌까지 9번 진행된 플레이오프(2019-20시즌, 코로나19로 플레이오프 미개최)에 4번 진출했고, 챔프전은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통합 6연패를 시작했던 2007겨울리그 이후, 2014-15시즌까지 9시즌 동안 315경기에서 240승 75패(승률 0.762)를 기록했던 신한은행은 2015-16시즌 이후 10시즌 동안 318경기에서 130승 188패(승률 0.409)의 성적을 거뒀다.

 

신한은행이 정상권에서 배제된지 10년이 지났다. 전력 강화와 더불어 경기를 풀어나가는 위닝 맨털리티가 필요하다. 대전여상을 졸업하고 2004신입선수선발회에서 전체 3순위로 신한은행에 입단했던 최윤아 감독은 원클럽맨으로 2005겨울리그부터 2016-17시즌까지 활약하며 15시즌-348경기를 소화했고, 그가 뛴 경기에서 신한은행은 253승(95패)을 올렸다. '신한은행'이라는 팀은 물론, 영광스러운 결과와도 부합되는 인물인 만큼, 여러 면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포지션 선수
가드 김지영(27, 172cm) 신이슬(25, 170cm) 신지현(30, 174cm) 이혜미(27, 170cm)
허유정(20, 173cm) 히라노 미츠키(27, 166cm)
포워드 고나연(24, 173cm) 김진영(29, 177cm) 이두나(21, 173cm) 최이샘(31, 182cm) 홍유순(20, 179cm)
센터 김채은(19, 186cm) 미마 루이(26, 185cm)

 

 

 

 

에이스가 없는 팀

확실한 에이스 한 명이 있는 팀과 전체적으로 고른 기량을 갖춘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 붙으면 어디가 이길까? 더 단순하게 하면 'AAA급 1명 vs A급 3명'의 대결이다.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상황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슈퍼스타 한 명이 경기를 완전히 다르게 만들 수도 있지만, A급 3명이라면 그 슈퍼스타를 적절히 제어할 것이라는 기대도 할 수 있다. 그런데 WKBL에서는 답이 비교적 명료하다. 슈퍼스타 1명의 존재감이 더 크다. 신한은행의 경우, 과거 김단비 한 명에게 의존했던 '단비은행' 시절의 어려움을 떠올리며 이의를 제기할 수 있지만, 김단비가 떠난 이후 더욱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지난 시즌 신한은행은 에이스가 없었다. 전성기를 마친 후 숱한 과도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김단비에 의존하는 농구에 고착화됐던 신한은행은 2022년 FA 시장에서 김단비를 잃었다. 대체선수로 김소니아가 합류해 에이스의 역할을 수행했지만, 전체적인 지배력은 김단비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그 김소니아마저 2024년 BNK로 떠났고,신한은행은 3년 동안 2번이나 팀의 구심점이 되는 선수를 잃었다. 김소니아의 부재가 가져오는 가장 큰 고민은 공격에서의 공백이다. 김소니아는 득점 부문에서 2022-23시즌 1위(18.87점), 2023-24시즌 5위(16.50점)에 올랐다. 신한은행에서 뛴 두 시즌 동안 평균 17.72점을 올렸다. 같은 기간, 평균 득점이 17점 이상이었던 선수는 WKBL에 김소니아 포함 박지수(KB, 18.74점), 김단비(우리은행, 17.76점) 등 3명 뿐이다. 김소니아의 득점은 팀 전체 득점의 25.45%를 차지했는데 이는 김단비(24.62%)보다 높은 수치였다.

득점에서 확실한 역할을 해주던 주역이 빠지게 되면, 팀 오펜스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하지만 신한은행은 메인 옵션에 의존하는 농구에 너무 익숙한 팀이었다. 김단비-김소니아에 의존하던 공격을 갑자기 다변화하기는 쉽지 않았다. 주도적인 역할을 기대하며 FA 시장에서 최이샘과 신지현을 영입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 김단비(15시즌)-김소니아의 신한은행 시절과 지난 시즌 신지현-최이샘의 평균 기록 비교
이름 경가 시간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블록 2P 3P
김단비 457 31:30 12.6 5.5 3.5 1.2 1.0 43.4% 29.5%
김소니아 58 34:02 17.7 7.3 2.3 1.4 0.2 42.5% 33.8%
신지현 30 28:45 8.6 3.1 4.5 0.9 0.4 41.1% 27.0%
최이샘 17 26:55 8.3 5.4 1.1 0.6 0.9 52.9% 38.8%



신지현과 최이샘의 지난 시즌 평균 득점은 둘의 기록을 합쳐도, 이전 두 시즌 동안 김소니아 혼자 담당했던 수치보다도 적다. 김단비의 기록이 생각보다 높지는 않지만, 다른 선수들이 전성기에 이른 시점인 반면, 김단비는 루키 시즌부터의 기록이 다 포함됐다는 점, 그리고 다른 세 명과 달리 외국인 선수가 뛰었던 시즌의 기록이 대거 포함됐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주목받는 신인에서 인저리 프론으로 전락했던 신지현은 2020년대에 이르러 확실한 반등에 성공했다. 2020-21시즌 이후 4시즌 동안 하나은행에서 114경기 평균 31분 26초를 소화한 신지현은 평균 14.5점 3.6리바운드 4.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점슛 야투율도 33.5%였다. 해당 기간 득점은 박지수, 김단비, 김소니아, 강이슬, 진안, 박지현, 배혜윤에 이어 8위다. 신한은행의 지난 시즌 스쿼드 중, 근래의 득점 성과가 가장 좋은 선수가 신지현이었다. 다만, 첫 이적이라는 변수가 존재했다.

신지현에게는 당혹스러운 변화였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FA로 진안을 선택하면서 신지현을 보상선수로 풀었고, BNK로 이동한 후 1라운드 지명권과 묶여 변소정-박성진과 트레이드 됐다. 하나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최고 연봉자이며 에이스였던 신지현으로서는 며칠 사이에 친정 하나은행은 물론 BNK까지 두 팀에게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FA 시장이었다. 냉정히 볼 때, 아주 틀린 해석도 아니다. 하나은행은 진안을 영입하면서 샐러리캡과 여러 상황을 고려한 후, 보호선수에 신지현을 묶지 않았다. 사실상 신지현 보유를 포기한 것이다. 진안을 내준 BNK는 가드 자원에 안혜지와 이소희가 있었고, WKBL 최고의 커리어를 자랑하는 박혜진까지 영입한 상황이었다. 굳이 신지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BNK 역시 샐러리캡 문제가 있었다. 결국 신지현은 짧은 기간에 소속팀이 두 번이나 바뀌었다. 신지현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상황이고, 충격을 받아도 이상할 것 없는 이동이었다.

 

에이스가 사라진 신한은행이었지만 신지현이 10년 넘게 몸담았던 하나은행과는 상황이 달랐다. 강이슬의 이적 후, 신지현에게 모든 롤이 집중됐던 하나은행과 달리, 신한은행은 신지현에게만 볼이 집중되지는 않았다. 플레이를 그렇게 가져간다면, 전체적인 구성이 달라져야 했고, 신지현 역시 김단비 혹은 김소니아와 같은 결과를 가져와야 했다. 신한은행도 과도기였지만 신지현도 과도기로 보였다. 게다가 신지현은 자신의 자유투 미스, 수비 실수가 팀 패배의 치명적인 단초가 되면서 정신적으로 더욱 힘든 시즌이 됐다.

최이샘도 마찬가지. 김정은(하나은행)이 팀 동료였던 시절 '쐈다골'이라는 별명을 붙여 줄 만큼, 확률 높은 플레이를 자랑했던 최이샘은 우리은행 황금기를 대표하는 멤버이며, 최고의 언성 히로인이었다. 주도권을 갖고 플레이를 펼치는 온볼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볼 없는 움직임으로는 단연 리그 최고였으며, 상대에게 치명상을 주는 한 방을 내외곽에서 자비없이 터뜨렸던 선수다. 수비에서도 강한 스크린과 적극적인 몸싸움, 리바운드 가담 등 장점이 많았다. 이러한 최이샘에게는 두가지 상반된 시선이 존재했다. 우선, 다재다능한 장점이 우리은행에 있어서 만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었다. 더 많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지만, 팀에 주력급 자원이 너무 많아 이들의 보조 자원에 그치고 있다며, 다른 팀으로 가야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발현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반면, 잔부상이 많고 몸이 약한데다가 정신적으로도 단단한 선수는 아니기에, 우리은행처럼 주력 멤버들이 갖춰진 팀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하는 것이 약점을 가리면서 가장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안타깝게도 최이샘의 이적 첫 시즌은 후자였다. 부상으로 제대로 된 시즌을 보내지 못했고, 출전 경기에서도 기대에 부합한 모습이 많지 않았다.

핵심 득점원이 되길 기대했던 신지현과 최이샘의 부진 속에 신한은행은 평균 10점을 득점한 국내 선수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유일한 팀이었다. 꾸준한 득점원도 없고, 위기에서 확실한 1-2옵션을 맡아줄 선수가 강하지 않다는 것은 큰 고민이다. 이번 시즌에도 국내 선수 중 공격에서의 열쇠는 신지현 혹은 최이샘에게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체가 연동하는 팀 오펜스도 중요하지만, 결국 구심점이 될 선수는 나와야 한다.

 



아시아쿼터 센터
에이스 의존증이 심한 팀에서 에이스가 증발했음에도 신한은행이 KB와 4강 싸움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아시아쿼터로 선발한 타니무라 리카가 골밑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골밑 자원이 없는 팀이었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없어지고 곽주영이 은퇴하면서, 페인트존을 꾸준히 지켜줄 수 있는 선수가 등장하지 않았다. 김태연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도 5경기 평균 3분 12초밖에 뛰지 못한 김태연은 결국 은퇴를 선택했다. 골밑 자원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지만 그렇다고 압도적인 외곽 농구를 펼칠 수도 없는 구성이었다. 그래서 신한은행의 색깔은 모호했다. 밖에서도 던질 수 있으면서, 안쪽까지 때려부수는 김단비와 김소니아가 시대를 이어가며 버텼지만 한계가 명확했다. 당연히 신한은행은 대부분의 팀들이 가드에 관심을 가졌던 아시아쿼터 선발에서 센터에 주목했고, 타니무라 리카를 선발했다.

 

▲ 센터 공헌도 상위 4명
이름 경기 시간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블록 2P 공헌도
타니무라
리카
신한은행 25 28:49 12.6 7.0 2.5 0.1 46.4% 548.00
배혜윤 삼성생명 30 30:13 12.7 7.2 4.7 0.7 47.9% 850.20
양인영 하나은행 27 30:35 10.4 7.3 2.5 1.0 45.0% 618.15
진안 하나은행 23 24:31 10.3 8.1 1.7 0.4 46.8% 499.10



그렇게 신한은행에 합류한 리카는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만약 그랬다면 신한은행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을 것이다. 하지만 안정적으로 포지션을 지키면서 경쟁력을 유지했다. 국내 선수들의 득점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신한은행에서 최다 득점을 기록했고, 득점과 리바운드는 시즌 베스트5에 선정된 배혜윤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빠른 몸놀림을 보여주는 선수는 아니었고, 수비에서는 다소 아쉬움도 있었다. 그래도 리카가 골밑에서 버텨준 가운데, 신인 홍유순이 활약하면서 신한은행이 꾸준히 4위 싸움을 펼칠 수 있었다. 

2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올해도 센터를 선택했다. 리카가 은퇴하며 떠난 자리는 미마 루이가 맡는다. 신한은행으로서는 루이가 리카 이상의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다음 시즌의 센터 싸움은 지난 시즌보다 훨씬 힘들 전망이다. 박지수(KB)가 복귀했다. 공수 전부문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보여주는 박지수는 WKBL 전체에서 대항마가 없는 비대칭 전력이다. 높이와 공수 능력, 농구 지능과 야투 거리 등 모든 면에서 다른 센터들에 앞선다. 그나마 약점이라고 지적하는 스피드 마저, 진안(하나은행) 정도를 제외하면 박지수보다 확실히 나은 선수가 없다. 또한 아시아쿼터로 가와무라 미유키(삼성생명)도 WKBL에 입성했다. 센터 경쟁력이 지난 시즌보다 높아졌다. 전체 2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신한은행은 커리어와 이름값에서 확실한 우위에 있는 미유키를 버리고 루이를 택했다. 미유키가 트라이 아웃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단지 트라이 아웃에서의 모습만으로 결정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신한은행에는 일본인 코치도 있다. 31살의 미유키가 하락세에 있고, 꾸준한 기량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신한은행의 아시아 쿼터 빅맨은 적어도 리카처럼 경기당 30분 가까이를 책임져야 한다. 그 조건에서 미유키의 커리어가 루이의 가능성과 잠재력보다 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왔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리카와 홍유순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리바운드에서 하위권이었다. 최이샘의 부상 공백과 크고 작은 문제로 김진영이 정상적으로 시즌을 치르지 못한 부분도 영향을 미쳤고, 좋은 활약을 펼쳤던 홍유순도 시즌 내내 꾸준하지는 못했다. 결국 센터가 안정적으로 리바운드를 잡아야 한다. 새로운 센터인 루이가 제공권 싸움에서 경쟁력을 가져가며 리바운드는 확실하게 단속해줘야 한다.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는 것도 중요하다. 신한은행은 국내 선수가 11명 밖에 없다. 센터 포지션에는 김채은이 있지만, 1군 경기를 책임지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루이가 빠지게 되면 인사이드에 공백이 생긴다. 

 



답을 찾아야 할 가드진 운영
전체적인 색깔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신한은행은 가드 포지션에서도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 시즌 FA 시장에서 가드만 2명을 영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앞선의 답답함을 해결하지 못했다. 홍유순이 한참 좋은 기량을 보여주던 시기에는 타니무라 리카와 더불어 안정적인 인사이드를 구축했음에도, 가드들이 좋은 자리를 선점한 빅맨들에게 볼을 넣어주는 것이 원활하지 않았다. 신지현도 기대에 못미쳤지만 신이슬도 마찬가지였다. 2023-24시즌, 삼성생명에서 경기당 29분 이상을 뛰었던 신이슬의 출전 시간은 10분 이상 줄어들었다. 오히려 노장 이경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적어도 이경은이 활약한 경기에서는 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이경은이 없다. 지난 시즌 25경기에 나섰던 강계리도 우리은행으로 이적했다. 팀 내 가드 자원 중 가장 베테랑인 두 명이 전력에서 빠졌다.

보강도 있었다. 지난 시즌 삼성생명에서 뛰었던 히라노 미츠키를 아시아쿼터 2라운드에 선발했고, 이혜미가 1년 만에 복귀했다. 27살의 이혜미는 1년 공백은 있지만, 2022-23시즌과 2023-24시즌에는 20경기 이상 출전하며 경기당 10분 정도를 책임진 경험이 있다. 미츠키는 지난 시즌 삼성생명에서 28경기 평균 19분 정도를 뛰었다. 당장 시즌을 소화하며 역할을 부여받을 수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핵심적인 자원이 되기는 힘들다. 미츠키는 지난 시즌, 삼성생명의 가드진이 줄부상으로 무너진 상황이었음에도 기대만큼 경기를 뛰지 못했다. 삼성생명은 미츠키의 기량보다는 투지에 더 높은 기대를 걸었지만,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결국 주득점원 역할을 해야하는 신지현의 회복이 가드진 운용에도 가장 중요한 열쇠다. 정확한 쓰임새를 찾지 못했던 신이슬의 역할을 부여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난 해 FA 시장에서 심수현을 포기할만큼 기대를 걸고 있는 허유정의 성장, 그리고 수비형 선수로 자리를 잡은 김지영의 외곽 야투도 신한은행 가드진을 살릴 포인트다. 전체적으로 모든 선수들이 지난 시즌보다 나아져야 하는 포지션이다. 

 

 



결론
최근 5년간 신한은행의 순위는 3-3-4-5-5. 꾸준히 하락세지만, 냉정하게 볼 때 보여준 경기력 대비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특히 김단비가 떠난 후의 3년은 훨씬 더 나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그나마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2022-23시즌에는 박지수의 부재로 전력이 급격히 흔들린 KB로 인해 이득을 봤다. 지난 시즌도 3강 3약의 구도와 박지수 없는 KB, 잠재력을 가져가지 못한 하나은행 등의 요소가 호재로 작용했다. 3-4라운드에 6할 승률을 올리며 플레이오프에 복귀하는 듯 했지만, 플레이오프 경우의 수 싸움에서 KB보다 세밀하지 못했다. 그래도 에이스의 부재와 가드진의 붕괴를 감안하면, 우려만큼 나쁘지는 않았다. 문제는 이제 이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은 신지현이 살아야 한다. 고교 시절부터 주목받았던 신지현은 프로 입단 후,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십자 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 이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재활에 매달리는 시간이 길었다. 하지만 독하게 버텼고 극복하며 쉽지 않은 고비를 넘겼다. 여자농구의 아이콘이 되리라 기대를 모았던 '불운의 신인왕'은 재활의 늪을 건너, 데뷔 8년만에 평균 10+ 득점을 기록하는 시즌을 만들어냈고, 꾸준한 활약으로 팀의 중심으로 거듭났다. 최근 5시즌 동안 단 6경기에 결장한만큼, 이제는 부상에 대한 우려도 털어냈다고 볼 수 있다.

 

예상치 못했던 이적 속에 치른 지난 시즌은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공격에서 실마리를 풀어야 하는 신지현의 야투가 크게 흔들린 시즌이다. 지난 시즌 신지현의 필드골 야투율은 35.0%. 데뷔 이래 가장 저조한 수치다. 3점슛 성공률은 데뷔 후 처음으로 30% 미만으로 내려갔다. 모든 것이 틀어지며 자신감도 크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신지현의 제자리 찾기는 신한은행의 득점력 상승과 공격 옵션 다양화와 더불어, 가드 포지션의 구심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득점원과 가드의 문제를 한 번에 풀 수 있는 방법이다. 사실 이를 위해서는 신지현이 과거 하나은행 시절로의 회복이 아닌, 그보다 더 나은 성적을  보여줘야 한다. 신지현의 커리어하이 시즌은 2021-22시즌으로 17.8점 5.2어시스트였다. 신지현이 15점-5어시스트 평균에 3점 성공률에서 34% 이상의 확률을 유지해야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기가 용이하다. 허유정의 성장이나 다른 가드 자원들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신지현이 중심을 잡아줄 때, 다른 구성도 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미마 루이의 역할은 위에서 언급한대로다. 루이가 기대에 못미치면 신한은행은 스몰볼로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빅맨이 있는 팀(KB, 삼성생명, 하나은행)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고, 확실한 구심점으로 센터 없는 상황을 극복한 경험을 갖춘 팀(우리은행, BNK)보다 더 나은 상황을 마련하기도 어렵다. 신한은행은 과거, 센터 없는 시즌의 해결책으로 파상적인 외곽 공략을 목표로 했지만, 한번도 성과를 낸 적이 없었다. 오히려 에이스에게 의존하는 형태가 고착화됐다. 신지현이 에이스의 역할을 수행한다 해도 당장은 과거 김단비가 보여줬던 지배력을 보이기는 어렵다. 곧, 이전보다 못한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국내 선수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는 선수가 등장해 센터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신지현과 미마 루이가 안정감을 가져갈 때, 최이샘도 우리은행 시절에 준하는 파괴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최이샘이 주도적으로 리더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면 더 할 나위 없겠지만, 오랫동안 그런 농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첨단에서 주도해야 하는 상황은 더 부담일 수 있다. 이적 첫 시즌의 결과도 그랬다.

 

신한은행의 전력 자체가 리그 상위권을 바로 정조준할 수 있는 정도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신지현-최이샘-루이가 각 포지션에서 중심을 잡아준다면, 다른 선수들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홍유순이 인사이드에서 힘을 보탤 수 있고, 가드진의 활용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다. 김진영과 이두나도 신한은행이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다. 하지만 구심점이 되어야 할 선수들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 다른 선수들의 장점도 제대로 살아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지현-최이샘-루이 중 포지션의 구심점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선수가 발생할 경우, 다른 선수가 대체로 나서도 기대만큼의 효과를 도모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또한, 신한은행은 전체적인 구성에서 코칭스태프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팀이다. 경기를 많이 이겨본 경험, 혹은 이기는 경기를 이끌었던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이기에 충격이나 변수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경은의 은퇴로 선수단에 베테랑도 없다. 결국 코칭스태프가 잡아줘야 할 몫이다.

 

사진 : 이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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