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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출사지라는 소리를 듣는 두물머리, 양수리가 한 눈에 보이는 포인트에서 차갑게 반짝이는 야경을 찍어봤습니다.
하지만 그 어느 때 보다도 사진을 담으면서 뭔가 마음 한구석이 허했던 것은, 이 곳을 찍은 포인트가 바로 공동묘지였기 때문입니다.
사진을 찍은 소화묘원은 일출과 물안개, 운무등을 찍기 위해 모이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랍니다.
하지만 칠흙같이 어두운 야밤에 공동묘지 한가운데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 자체가 뭔가 큰 괴리감이었습니다.
어쩌면 이분들의 평안을 방해하는 불청객이 되어 늦은 시간 유택을 침범한 건 아닐까 하는 죄책감도 들었구요.
어느때보다 차가워보이는 도시의 야경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탁 트인 전망의 이곳이 풍수학에서 말하는 명당인 것일지..
앞에 놓인 커다란 길이 왠지 명계로 인도하는 놓임길 같은 느낌인지..
아니면, 너무나 고요하고 어두운 이곳과는 사뭇 대비되는 초라한 밝은 세상인지를 말입니다.
2009년 1월 6일
새해 첫 출사를 묘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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