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우리은행에 대거 확진자가 발생하며, 예정대로 열리지 못했던 3월 12일 하나원큐와 우리은행과의 경기가 3월 22일에 치러지게 됐다. 이로 인해 하나원큐는 3월 21일과 22일에, 우리은행은 3월 22일과 23일에 휴식일 없이 연이어 경기를 치르게 됐다. 특히 우리은행은 3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다.
1. 연이틀 경기는 처음일까?
KBL에서는 휴식일 없이 이틀 연속으로 경기를 치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현재 WKBL은 그런 일정이 없다. 연이어 경기를 치르는 이른바 ‘퐁당 경기’에 대해서도 KBL에서는 이틀 연속 경기를 의미하는 반면, WKBL에서는 휴식일이 하루밖에 없는 경기를 말한다. 그렇다고 WKBL에 연이틀 경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6개 팀이 6라운드, 팀당 30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한 시즌을 규정하고 있는 WKBL은 현재 하루에 한 경기만 열린다. 이 시스템이 정착된 2013-14 시즌 이후, 연 이틀 경기를 치르는 일정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하루 두 경기 일정이 있던 시절에는 불가피하게 이틀 연속 경기를 갖는 팀들이 종종 있었다.
2012-13시즌에는 매주 일요일에 두 경기가 열렸다. 7라운드로 진행되어, 지금보다 팀당 5경기씩을 더 치렀던 이 시즌에 각 팀들은 적게는 1회, 많게는 4회, 이틀 연속 경기를 치렀다. 총 15번 이틀 연속 경기가 발생했고, 이 경기에서 각 팀의 성적은 아래와 같았다.
(1) KB 1회 : 1승 1패
2013년 2월 16일, 17일 : 승-패
(2) KDB생명 3회 : 6패
2012년 11월 11일, 12일 : 패-패
2012년 11월 25일, 26일 : 패-패
2012년 12월 1일, 2일 : 패-패
(3) 삼성생명 3회 : 2승 4패
2012년 10월 28일, 29일 : 패-패
2012년 11월 3일, 4일 : 패-패
2012년 12월 30일, 31일 : 승-승
(4) 신한은행 3회 : 3승 3패
2012년 11월 18일, 19일 : 패-패
2013년 2월 3일, 4일 : 패-승
2013년 2월 23일, 24일 : 승-승
(5) 우리은행 4회 : 5승 3패
2012년 10월 27일, 28일 : 패-승
2012년 11월 4일, 5일 : 승-승
2012년 12월 9일, 10일 : 승-승
2013년 1월 27일, 28일 : 패-패
(6) 하나원큐 1회 : 2승
2013년 1월 5일, 6일 : 승-승
WKBL에서 2012-13시즌 이후 8시즌 동안 열리지 않았던 이틀 연속 경기. 3월 21일에 이어 22일에 하나원큐가 경기를 치르게 되면서, 하나원큐는 2013년 2월 24일 신한은행-우리은행 전의 신한은행 이후, 3314일(만 9년 26일)만에 열리는 이틀 연속 경기의 주인공이 될 예정이다.
2. 연기된 경기, 어떻게 일정을 잡았나?
WKBL에서 이루어지는 결정 중, WKBL이 독자적으로 판단하여 구단에 통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6개 구단 국장들의 회의에서 주요 안건이 논의되고, 인준 발표가 필요한 사항 역시 6개 구단 단장이 모인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구단별로 입장 차이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다수결에서 소수인 구단에 불만이 쌓이는 상황), 대체적으로 WKBL은 구단의 입장이 반영된 상황에서 결정을 내린다.
이번에도 6라운드가 재개되기 전, 국장회의를 통해 각종 방침을 확정했다. 리그를 3월 11일에 정상적으로 재개하며, 코로나 확진자로 인해 팀이 9명의 엔트리를 구성할 수 없을 때는 경기를 연기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리고 연기된 경기 일정은 여자농구 경기가 없는 화요일을 우선으로 하며, 순연 경기가 많아질 경우에는 하루에 두 경기 개최, 혹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3월 27일) 이후에 일정을 잡은 후 순차적으로 WKBL 정규리그 시상식과 플레이오프 일정을 연기하도록 했다.
WKBL은 현재 3월 27일 리그 종료, 3월 28일 정규리그 시상식을 예정하고 있으며, 챔피언 결정전이 5차전까지 진행되면 4월 16일에 모든 일정을 마치게 된다. WKBL은 순연 경기가 많아질 경우 이 일정을 미룰 수 있다는 내용을 공유했고, 밀리는 일정이 아무리 많아도 4월 30일 전에 모든 일정을 마치도록 했다.
이러한 방침을 바탕으로 가장 우선으로 예정했던 화요일 경기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3. 이 불편한 일정. 구단들이 감수하는 이유는?
일단 WKBL은 최대한 기존의 일정(3월 27일 리그 종료)을 준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은행도 연 이틀 경기를 치르는 한이 있어도 27일 전에 리그를 마치는 것이 유리하다.
우리은행은 3월 27일, BNK와 부산 원정 경기가 있다. 이번 시즌 WKBL 정규리그 최종전이다. 만약 연기된 경기가 28일, 혹은 29일에 열린다고 하면 우리은행은 부산 경기 이후, 밀린 경기를 부천에서 치르고 아마도 이틀(혹은 사흘)만에 아산으로 이동해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서야 한다.
플레이오프 준비에 상당한 부담이 발생한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를 우승하고, 4위 팀에게 플레이오프에서 뒤통수를 세게 맞았던 우리은행에게는 특히나 반갑지 않은 일정이다.
오히려 우리은행을 제외한 다른 구단들은 우리은행이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3월 16일 경기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를 걱정했다. 12일 경기에 이어 16일 경기가 연기되어도 충분히 탄력적인 일정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일정이 밀릴수록 부담이 커지는 것은 우리은행이었고, 우리은행은 16일 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지금의 일정으로 볼 때, 우리은행은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 3경기를 치러야 한다. 상당한 강행군이다. 하지만 어차피 정규리그 2위가 사실상 확정된 우리은행으로서는 적절한 안배를 통해 (승패에 의미가 없는) 6라운드 경기를 치르고, 사흘 휴식 후 BNK와의 일정을 마무리 하며,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준비하는 것이 훨씬 낫다.
반면 하나원큐로서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일정이다. 순위, 일정 등의 이해관계가 사라진 하나원큐 입장에서는 27일 이후에 일정이 잡히는 것이 선수들에게 가장 나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정규리그 최하위가 결정된 상황에서 남은 일정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전체적인 리그 일정에 변화가 생기도록 의견을 제시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차라리 리그를 빨리 마치고 비시즌 재정비에 들어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높다. 이번 비시즌, 그 어느 구단보다 준비하고, 처리하고, 해결해야 할 것이 많은 하나원큐다. 이미 지금도, 경기 외적으로 가장 분주한 팀이다.
따라서 이번 화요일 경기 결정은 언뜻 보기에는 WKBL의 일방통행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해당 구단들로서도 별로 이의를 제기할 마음이 없거나, 그 일정 자체를 최선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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